대한항공으로부터 서귀포칼 호텔 숙박권을 받아 가족들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같은 당 의원들이 모인 채팅방에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전날 당내 의원 전원이 있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저를 둘러싼 각종 보도로 심려 끼쳐 더 송구한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두가 작년에 의원실에서 면직된 보좌직원들이 폭로를 주도하는 일들"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악감정에 의한 그들의 사적 복수일지라도 누구를 탓하겠나", "제 개인이 감당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빌미로 트집과 공격을 할지 모르지만, 쏟아지는 빗줄기는 감내하겠다", "제 든든한 우산인 의원님들을 믿고 견디겠다"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으로부터 16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자 "상처에 소금 뿌리고 싶나. 도대체 왜 그러는 건가"라며 "적절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냐, 맞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입장문을 통해서는 "이유 불문 적절하지 않았다. 숙박비용을 즉각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 이름으로 대한항공 계열 서귀포 KAL 호텔 로열 스위트 객실이 예약됐고 실제 숙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권 사용 당시 김 원내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이었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수수는 금지하고 있다.
이후 가족을 둘러싼 '공항 의전' 의혹도 불거졌다. 2023년 8월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기 전 보좌진을 통해 대한항공 하노이 지점장에게 며느리와 손주에 대한 의전 서비스를 요청한 의혹과 같은 해 11월 자신의 아내가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할 때 보좌진을 통해 신속한 수하물 처리와 수속, 라운지 이용 등을 요청한 의혹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2023년 며느리와 손자가 하노이에 입국할 당시 하노이 지점장으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지 않았다"며 "오히려 생후 6개월 된 손자 출국을 알게 된 보좌 직원이 대한항공에 편의를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며느리가 사설 패스트트랙을 신청해 필요 없다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관계가 틀어진 보좌직원이 이제 와서 상황을 왜곡하고 있지만 이 문제로 보좌직원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며 "보좌직원이 제 뜻과 상관없이 일을 진행하였다고 해도 당시만 해도 선의에서 잘하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안사람은 프레스티지 카운터와 라운지를 이용하지 않았다"며 "보좌직원이 대한항공 측에 요청했다고 했지만 안사람은 이를 고사하고 면세점에 있다가 출국했다"고 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