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구리값 t당 2000만원…주간 판매 한도까지 일시 소진

입력 2025-12-24 16:50
수정 2025-12-25 01:12
중소·중견 기업의 주요 구리 구입처인 조달청의 판매가격이 t당 2000만원에 육박했다. 국제 구리 시세가 오르면서다.

24일 조달청은 구리 판매가격을 t당 1994만원으로 책정했다. 조달청 구리값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t당 1476만원이었으나 1년 만에 35.1% 올랐다. 지난 두 달 동안에만 14.5%가 인상됐다.

조달청은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을 위해 가격 변동폭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 11일에는 주간 판매 한도량 소진으로 사흘간 인천청, 부산청, 대구청, 대전청의 판매를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구리값 상승 우려에 수요가 크게 몰려서다. 대기업은 국제적 공급망을 통해 장기 계약으로 구리를 확보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조달청 구입 의존도가 높다.

조달청은 비축물자 결산 작업으로 26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구리 판매를 중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청 판매 중단 기간에 구리 시세가 더 오르진 않을지 불안하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는 물량 확보 전쟁을 준비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국제 구리 가격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이날 구리값은 전월 동기 대비 10% 이상 오른 파운드당 5.55달러까지 넘어섰다. 지난 7월 사상 최고가(파운드당 5.8달러)에 또다시 바짝 접근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력망 투자로 구리 수요가 폭증하는 데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와 남미 등의 생산량이 감소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