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현대차와 손잡은 '이 회사'…"산업안전분야도 진출"

입력 2025-12-24 13:56
수정 2025-12-24 14:07

라이다는 레이저를 쏴서 주변 물체까지의 거리와 형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차량, 드론, 스마트시티 등 여러 분야에 쓰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스오에스랩은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에 라이다 제품을 공급한 회사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에서 두 번 혁신상을 받았고 내년엔 초소형 라이다를 장착한 제네시스 차량을 CES서 선보일 계획이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는 평촌 R&D센터에서 제네시스 차량을 소개하며 “카메라는 개인정보 노출의 문제가 있지만 라이다는 형체와 움직임만 감지하기 때문에 보안 이슈에서도 자유롭다”며 “3년 안에 로봇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5년 뒤부턴 자율주행 차량 매출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라이다를 초소형으로 차량 헤드램프에 내장했다는 데 있다. 차량 앞유리 위에 툭 튀어나왔던 광각 라이다도 내년 CES에선 차량 앞유리 안에 넣어서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주차관제, 하이패스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공항 야외 주차장의 빈자리를 파악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데 유용하다. 여수공항, 청주공항, 인천공항, 제주공항 등에 이 회사의 라이다 제품이 설치됐다. 정 대표는 “하이패스 사업을 하는 에스트래픽 회사와 같이 차선별로 차를 구분하기 위해 라이다를 적용하는 것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고 내년 도입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궁극적 목표는 CCTV 등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이다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정 대표는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서라도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하려는 산업 현장이 늘고 있다”며 “올 1월엔 동운아나텍에 항만 크레인용 라이다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라이다 시장이 커지지 않았지만 10년 뒤에는 가격 경쟁력도 생길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정 대표는 “지금은 카메라보다 최소 2~3배 비싼 가격이고 물량에 따라 4~5배까지 가격이 올라가기도 한다”며 “더 시장이 커지고 대량 공급이 가능해지면 1.5배 정도의 가격으로도 카메라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산도 신시장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에스오에스랩이 국방혁신기업 1호로 선정됐다”며 “휴전선, 해안경계선은 물론 교도소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어 “향후 스마트팩토리가 깜깜하게 조명을 끄는 단계의 ‘다크팩토리’까지 고도화될 경우에도 라이다는 유용할 것”이라며 “미래형 산업군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선제적으로 마쳤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엔비디아도 에스오에스랩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3년 전부터 미팅을 진행한 결과 올해 데모 차량에 라이다를 세팅, 소프트웨어 호환을 끝내고 파트너로 등록했다. 정 대표는 “향후 엔비디아가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율주행 차량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5년 뒤쯤엔 연간 10만대 이상의 차량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장기 목표는 “공간을 캡쳐하는 3차원 공간데이터솔루션 회사로 키우는 것”이다. 정 대표는 “공간 속의 모든 데이터를 모아 공간 자체를 캡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피지컬AI가 실제 물리적 공간을 화면 속으로 끌어와야 하는 건데 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도구가 라이다”라고 말했다.

안양=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