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들이 먹은 컵라면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올해의 핫 아이템'에 올랐다.
22일(현지시간) WSJ은 '올해 문화를 정의한 20가지 핫 아이템'이라는 인터랙티브(상호작용)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올해 정치, 문화, 경제적으로 많은 혼란을 겪었지만, 동시에 소비자가 다른 제품 대비 유독 선호하고 때로는 구매하기 위해 집착을 보였던 아이템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케데헌'에 등장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컵라면이다. WSJ은 "'케데헌'은 올 6월 공개 이후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며 "이 작품은 빛나는 눈을 가진 괴물, 보라색의 땋은 머리, 화려한 색감의 캐릭터 등 독특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스턴트 라면은 현재 많은 시청자가 찾는 식품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런 설명과 함께 이미지로는 농심 컵라면을 이용했다.
컵라면은 '케데헌'에서 주인공인 그룹 헌트릭스 멤버 루미, 조이, 미라의 '소울 푸드'로 그려진다. 이들은 악귀로부터 사람들을 '구마'하는 공연을 펼친 후 피로를 풀면서 라면을 먹는다.
'케데헌' 속 라면이 주목받으면서 작품과 협업한 농심의 라면 판매량도 늘었다. 농심은 케데헌 협업 한정판 패키지를 8월 말 한국에서 먼저 출시한 데 이어, 9월 중순부터 미국을 포함한 미주 지역에 선보였는데, 국내서 선보인 케데헌 한정판 신라면 1000세트가 1분 40초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농심은 이번 협업을 계기로 미국 월마트, 코스트코 등 글로벌 대형 유통망을 통해 신라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서 진행한 '케데헌' 협업 신라면 출시 글로벌 캠페인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에는 뉴요커들에게 '한강 라면'으로 대표되는 한국식 즉석 라면 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제공됐다.
농심은 3분기 매출 8712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는데, 증권가에서는 4분기 매출이 더욱 증가할 거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라면·스낵 제품 가격을 인상한 이후의 수요 저항이 해소돼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국내 사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가격 인상, 출고량 회복, 비용 지출 효율화로 국내법인 영업이익률이 1년 전보다 3.7%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 요인들을 반영해 한국투자증권은 농심 국내법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올해는 23.5%, 내년은 19% 상향 조정했다.
특히 '케데헌'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제품의 품목수가 기존 2개에서 8개로 확대되는 효과에 주목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케데헌' 콜라보 제품이 판매될 예정"이라며 "매출 규모는 500억원으로 연결기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높은 제품력 대비 부진했던 마케팅 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WSJ이 선정한 핫 아이템에는 중국 캐릭터 기업인 팝마트의 라부부 인형도 이름을 올렸다.
라부부는 영화로도 제작이 결정될 정도로 세계적 흥행 아이템이다.
'라부부'는 홍콩 예술가 카싱 룽이 고대 유럽의 엘프 전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캐릭터로, 블랙핑크의 로제와 리사, 리한나와 데이비드 베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SNS에 인증샷을 게재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라부부'의 판매를 담당한 업체는 올해 상반기에만 137억 위안(한화 약 2조8800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18일 "소니픽처스가 '라부부'를 영화로 제작한다. 연출은 '웡카'와 '패딩턴' 시리즈로 유명한 폴 킹 감독이 맡는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풋볼선수 트래비스 켈리와 약혼 소식을 전하며 공개한 다이아몬드 반지도 리스트에 올랐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지난 8월 스위프트가 SNS를 통해 약혼 소식을 발표한 직후 보석 업체 시그넷 주얼러스의 주가가 급등해 장중 3% 넘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가 SNS에 약혼반지를 끼고 손을 맞잡은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올리자, 온라인 등에서는 반지의 종류를 알아내려는 팬들로 들썩였다.
스위프트가 받은 반지는 7~10캐럿 규모로 추정되는 올드 마인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직사각형 형태와 고풍스러운 파셋이 특징이다. 메인 스톤 양옆에는 반달 모양과 작은 라운드 스톤이 세팅되어 있어 빈티지 무드를 완성한다.
제러드 주얼리의 앤 그림멧 부사장은 "중앙 스톤은 약 5~6캐럿 크기의 늘어진 쿠션 컷으로, 18K 옐로 골드에 세팅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반지를 켈시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럭셔리 브랜드 아티펙스 파인 주얼리(Artifex Fine Jewelry) 의 킨드레드 루벡 디자이너와 함께 반지를 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고전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고 전해진다.
스위프트의 약혼반지 가치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할리우드 주얼리 디자이너 조지 칼리페는 최고 500만 달러(약 73억원)로 추정했고, 다른 주얼리 업체 관계자는 130만~150만 달러 수준이라 분석했다. 반면 그림멧 부사장은 12만 5천~17만 5천 달러로 훨씬 낮은 평가를 했다. 그만큼 독창적인 디자인과 상징성이 가격 책정을 어렵게 만든다는 해석이 따른다.
이 밖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멜라니아 여사가 쓴 에릭 자비츠의 챙 넓은 모자,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도난당한 유제니 황후의 다이아몬드 왕관, 최초 미국 출신 교황 레오14세가 쓴 화이트삭스 모자, 엔비디아칩, 두바이 초콜릿 등도 올해의 핫한 아이템들로 선정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