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음아 꼭 다시 만나"…'뇌사' 11살 소녀, 4명 살리고 하늘로

입력 2025-12-23 09:22
수정 2025-12-23 09:32

뇌사상태에 빠진 11살 소녀가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하음(11)양은 지난 11월 7일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김양은 지난 8월 16일 잠을 자다 발생한 두통이 지속돼 찾은 병원에서 뇌수막염을 진단받았다. 이후 같은 달 18일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양은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김양을 병원에서 간호하면서 자연스럽게 장기기증 관련 포스터를 보게 됐고, 김양이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료진의 말에 뇌사 장기기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가족은 고민 끝에 "사람을 좋아하고 언제나 남을 돕기를 좋아하던 하음이가 다른 사람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가는 것이 이 세상에 하음이가 주고 가는 마지막 선물일 것 같다"고 생각했고, 기증을 결심했다.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크리스마스이브에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양은 밝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하며, 활동적이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아이로 기억된다. 여행을 좋아하던 김양의 장래희망은 비행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닐 수 있는 비행기 승무원이었다고 한다.

김양의 어머니 양아름씨는 "하음아. 잘 지내고 있어? 너를 먼저 보내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하늘에서는 하음이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편하게 지내. 엄마는 하음이가 준 따뜻했던 마음을 간직하면서 잘 지낼게.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해"라고 마지막 편지를 띄웠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