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유럽 '채권 수도'로 부상…녹색 채권 활기

입력 2025-12-23 16:59
수정 2025-12-24 01:13
스웨덴 스톡홀름이 유럽 채권 시장의 새로운 수도로 떠오르고 있다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 몰렸던 투자자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일부 이탈한 가운데 스웨덴에서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중·소형 기업의 회사채 거래가 늘며 시장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스웨덴 기업이 2023년 말 기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800억달러로 2008년 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달 전력·통신 인프라 업체 엘텔AB도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선순위 회사채를 발행했다. 해당 채권 만기는 2029년으로 스웨덴 증권거래소인 나스닥스톡홀름에서 거래되도록 할 예정이다.

스웨덴은 특히 녹색채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녹색채권은 기후 및 환경 보호 사업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친환경 개발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유럽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 리스크 공시 의무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녹색채권 수요가 늘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발행한 채권 중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10년 전(0.1%)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 중 녹색채권 발행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웨덴으로 전체 채권의 32%를 차지했다.

스웨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녹색채권을 적극적으로 발행하며 시장이 확대됐다. 스웨덴 국채청은 2020년 9월 200억스웨덴크로나(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녹색국채를 발행했다. 스톡홀름 지방정부는 2014년부터 첫 녹색채권 발행을 시작해 현재 부채의 97% 이상이 녹색금융으로 구성돼 있다.

녹색채권을 비롯해 국채 발행이 증가한 점도 투자자를 모았다. 스웨덴 정부는 2026년과 2027년 각각 2000억스웨덴크로나 이상을 발행할 계획이다. 2023년 발행량은 450억스웨덴크로나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공급이 증가하고 수익률 변동성이 늘며 채권 트레이더들이 수익을 낼 기회가 생겼다”며 “과거 스웨덴 시장에서 거래하다 10년간 거래를 멈췄던 해외 투자자가 돌아오고 있다”고 짚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