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000억' 수출 대박 부러웠는데…한국에도 기회 왔다

입력 2025-12-23 16:56
수정 2025-12-24 01:06
세계적으로 말차 음료가 유행하면서 한국의 녹차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한국 녹차 수출이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의 관세청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말차를 포함한 녹차 수출액은 30만달러(약 4억50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0% 늘었다. 미국과 싱가포르가 각각 11만달러로 수출을 견인했다. 규모 자체는 아직 크지 않지만, 월간 수출액이 10만달러 미만이던 연초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증가세다.

일본이 연 수출액 4000억원에 가까운 ‘녹차 수출국’이 되는 동안 한국의 녹차 수출액은 수년간 수십억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말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한국 녹차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말차는 녹차의 분말 형태를 일컫는다. 수확 전 일정 기간 햇빛을 차단하고 그늘에서 재배한다. 쓴맛은 줄이고 감칠맛을 높이기 위한 공정이다. 이런 공정이 추가돼 녹차에 비해 생산비용이 높다. 말차 가루는 최근 다양한 음료에 활용되며 커피의 카페인 대체재로 떠올랐다.

한국의 녹차 수출은 국내 녹차 최대 재배지인 경남 하동군이 주도하고 있다. 김종철 하동차&바이오진흥원 원장은 “한국 말차도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어서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 400t 규모의 말차 생산량이 내년 500t으로 25%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