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첫 상업용 우주발사체의 도전이 30초 만에 실패로 끝났다.
이노스페이스는 23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독자 개발한 소형 발사체 ‘한빛-나노’를 발사했다. 이날 오전 10시13분 발사 후 정상적으로 상승하는 듯 보였지만 약 30초 뒤 기체 이상이 감지됐다. 이륙 약 1분10초 뒤에는 발사체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이 중계됐다. 발사체는 안전이 확보된 구역에서 지면과 충돌했고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스페이스 관계자는 “브라질 공군과 국제 기준에 맞춘 안전 조치를 설계 의도대로 수행해 절차에 따라 임무를 종료했다”며 “확보한 데이터 분석 결과는 추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한빛-나노는 높이 2.18m, 지름 1.4m의 2단 발사체로 총 90㎏의 탑재체를 상공 500㎞에 올릴 수 있다. 1단은 추력 25t급 하이브리드 엔진 1기, 2단은 추력 3t급 엔진 1기로 돼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이나 누리호가 많은 위성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는 ‘버스’라면 한빛-나노는 소규모 위성을 원하는 시간과 목적지에 맞춰 보내는 ‘택시’에 비유된다. 탑재 중량이 누리호(2t)보다 작지만 발사 일정과 궤도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초소형 위성 시장에 특화된 맞춤형 발사 서비스가 가능하다.
‘스페이스워드’로 명명된 이번 발사에서 한빛-나노에 브라질 위성 4기와 인도 위성 1기 등 총 18㎏ 탑재체가 실렸다. 이번 발사는 준비 과정부터 난항을 겪었다. 애초 11월 22일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발사대 지상시스템이 이상 신호를 보내고 1단 산화제 공급계통 냉각장치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상황이 잇따라 발생해 세 차례 발사를 연기했다. 브라질 공군이 허용한 발사 가능 기간이 현지시간 16~22일로 제한돼 이날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발사 실패 소식에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28.6% 급락한 1만71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상승 출발한 주가는 발사 기대감에 장 초반 1만801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장중 급락세로 전환했다. 한때 1만500원까지 내려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로켓 발사 실패는 통과의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도 초기 모델인 팰컨1이 세 차례 발사에 실패한 뒤 네 번째 발사에서 처음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누리호도 2021년 첫 발사에서는 목표 궤도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다시 상업발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이날 주주서한에서 “이번 발사로 실제 비행 환경에서만 확보할 수 있는 비행·추진·운용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수집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며 “이런 데이터는 향후 발사체 설계 고도화와 운용 안정성·신뢰도 제고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