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72%지만, 기술탈취 피해 두 배로…'하도급' 두 얼굴

입력 2025-12-23 14:57
수정 2025-12-23 15:03

지난해 원청의 기술 탈취로 손해를 입은 하도급 업체가 전년 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피해 기업의 절반 이상은 손해 이후 아무 조치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 하도급 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조·용역·건설업종 원사업자 1만개, 수급사업자 9만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하도급 거래에 대해 물어본 결과다.

지난해 원사업자의 2.6%가 하도급 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했으며, 하도급 사업자의 2.7%는 기술자료 제공 요구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기술탈취로 손해를 입었다는 수급사업자는 2.9%로 전년(1.6%)보다 늘었다. 이들 가운데 54.5%는 재산상 손해를 입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술자료의 요구 목적은 원사업자의 경우 '제품 하자 원인 규명'(57.2%), 하도급 사업자도 '제품 하자 원인 규명'(39.4%)이 가장 많았다. 기술자료 제공 시 비밀 유지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원사업자 67.4%, 수급사업자 44.5%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술 탈취 근절과 실효성 있는 피해구제를 위한 법 집행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기술 탈취 근절을 위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 보호 감시관·익명 제보센터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직권조사를 확대하고, 피해기업의 증거확보 등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연동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하도급대금 연동제란 하도급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사전에 정한 비율 이상으로 오르내리면 대금을 이에 맞춰 조정하는 제도로 2023년 10월 도입됐다.

연동제 적용대상 거래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원사업자의 경우 3.2%포인트 감소한 15.6%, 수급사업자의 경우 1.5%포인트 증가한 14.8%로 집계됐다.

전체 수급사업자의 53.9%가 하도급 거래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하도급 거래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72.3%였다.

모든 하도급 거래에서 서면계약서를 작성·교부했다고 답한 원사업자 비율은 69.9%로 전년(75.6%)보다 하락했다.

표준하도급계약서 사용 비율은 원사업자 71.9%, 수급사업자 87.6%였다. 전년 대비 원사업자는 하락했지만, 수급사업자 비율은 다소 상승했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대금 미지급·지급기일 미준수 등 대금 관련 법 위반행위에는 신속하게 자진 시정을 유도하고, 자진 시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직권조사 등을 통해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급사업자들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제때 지급받을 수 있도록 지난 11월 24일 발표한 지급보증 의무 확대 등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 강화 종합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