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속도 낼 채비 마친 엠앤씨솔루션… 태광그룹 참전 여부도 관심

입력 2025-12-24 09:23
수정 2025-12-26 10:31
이 기사는 12월 24일 09: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엠앤씨솔루션 매각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낼 채비를 마쳤다. 방산주 호황을 타고 단기 급등했던 주가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아왔고, 최대주주 보유 지분에 걸려있던 보호예수도 풀리면서다. 주요 방산 기업은 물론 신사업으로 방산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도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태광그룹의 참전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보유한 엠앤씨솔루션 지분 73.78%에 대한 보호예수가 지난 15일 해제됐다. 지난해 말 엠앤씨솔루션 상장 과정에서 설정된 보호예수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 매각이 가능해졌다.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은 보호예수 해제에 앞서 올초부터 경영권 매각을 준비해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매각 작업은 예상보다 지연됐다. 방산 테마주가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엠앤씨솔루션 주가가 급등해 몸값이 뛴 게 매각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공모가 6만5000원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엠앤씨솔루션은 방산 테마주 열풍과 함께 경영권 매각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지난 10월 장중엔 주가가 23만원까지 치솟았다.

주가가 고점일 땐 엠앤씨솔루션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 보유 지분 73.78% 가치 역시 2조원 안팎 수준으로 거론됐다. 주요 기업들이 M&A 시장에서 지갑을 닫은 상황인 만큼 2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감당하긴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은 엠앤씨솔루션 상장 과정에서 3년간 보유 지분을 시장에 분산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보유 지분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인수 후보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불가능했다.

역설적으로 방산 테마주 열기가 다소 식어 주가가 떨어지면서 엠앤씨솔루션 매각 작업은 다시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주가 13만9100원 기준 엠앤씨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조2733억원이다.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가격이 1조원대 초반이면 인수 후보들도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 후보로는 한화와 LIG, 풍산 등 방산 사업을 펼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거론된다. 신사업으로 방산에 도전하고자 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사모펀드(PEF) 등 FI와 손잡고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FI가 단독으로 인수하거나, 외국계 자본이 인수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 시 방위사업청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태광그룹의 참전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 추진을 계기로 17년 만에 M&A 시장에 복귀해 최근 적극적으로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케이조선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태광그룹은 신사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화장품, 부동산, 에너지 등 구체적인 영역을 정해놓긴 했지만 방산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태광그룹 M&A는 이호진 회장이 막후에서 직접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방산을 통해 사세를 키우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한 대표적인 예가 한화그룹"이라며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및 섬유 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태광그룹 입장에서 방산은 도전해볼 만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