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와 식비가 함께 뛰는 겨울은 취약계층엔 ‘버티는 계절’이다. 홀로 지내는 노인과 저소득 가구는 장을 보고 반찬을 마련하는 것부터 부담이 커 한 끼를 거르거나 간편식으로 때우는 일이 잦아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끼니 걱정은 영양 불균형과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장 복지기관들도 ‘식사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국제구호 개발 비정부기구(NGO) 굿피플이 김장김치 지원으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 돕기에 나선 이유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 도촌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이용기 굿피플 회장과 이종민 도촌종합사회복지관 관장, 황선욱 러브앤액츠 이사장, 지역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김치를 담갔다. 이들이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포장까지 마친 김장김치는 성남 지역 취약계층 500가정에 전달됐다. 이종민 관장은 “물가 상승으로 식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김장김치 지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며 “정성으로 준비된 이번 나눔이 이웃들이 겨울을 버텨내는 데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굿피플은 2020년부터 식사 지원사업 ‘모두의 한 끼’를 운영해왔다. 단순한 물품 후원이 아니라 취약계층이 일상에서 끼니를 거르지 않고 건강하게 식사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서울·경기·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에서 노인, 장애인, 아동·청소년,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등이 지원 대상이다. 명절과 복날, 크리스마스 등에는 전이나 삼계탕처럼 평소와 다른 식사를 전달해, 평소보다 ‘조금 더 든든한 한 끼’를 챙기는 데도 힘을 보탠다.
겨울철에는 김장김치를 지원하는 ‘모두의 겨울나기’ 사업을 진행한다. 김장김치는 한 번의 지원으로 여러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저장식품으로, 겨울철 식생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게 굿피플 측 설명이다.
굿피플은 서울, 경기, 부산, 광양, 광주, 대구 등 12개 협력 기관을 통해 지난 18일까지 지역사회 취약계층 2075세대에 가정당 10㎏씩 총 2075박스의 김장김치를 전달했다. 김치는 각 협력 기관이 지역별 수요를 파악해 대상 가정에 직접 전달했으며, 일부 지역은 복지관·공동체를 통해 배분했다. 굿피플은 “후원자와 주민 봉사자가 함께 손을 보태야 겨울 돌봄의 공백을 줄일 수 있다”며 지역사회 참여도 독려했다.
김장김치 지원 행사는 ‘먹거리 지원’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15일 행사에 참여한 김영숙 봉사자는 “직접 담근 김치가 누군가의 겨울 식탁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보람을 느낀다”며 “작은 손길이지만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장김치를 받은 박민식(가명) 어르신은 “혼자 살아 김장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도움을 받아 마음이 놓였다”며 “덕분에 올겨울은 조금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굿피플은 지난 6일에도 전남 광양의 작은사랑공동체에서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굿피플은 김장김치 나눔뿐 아니라 ‘모두의 한 끼’ 사업을 이어가며 취약계층에 건강한 식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기 회장은 “김장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이라며 “식사 지원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