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통령인데"…사칭범, 카카오 폭파 협박 글

입력 2025-12-22 15:14
수정 2025-12-22 15:15

삼성전자와 카카오, 네이버, KT 등 대기업을 상대로 한 폭파 협박 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또다시 카카오를 겨냥한 협박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1분께 카카오 CS센터(고객센터) 게시판에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협박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자신을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밝히며 폭발물이 월요일(22일)에 터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측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 10시 14분께 해당 글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IP 추적 결과 해당 글은 해외 IP를 통해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경찰은 이탈리아 IP를 사용한 점 등을 토대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한 범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허위 글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경찰특공대 투입 등 건물 수색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역 경찰관과 기동순찰대 대원들을 카카오 판교 아지트 일대에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카카오 역시 보안 요원을 증원하고 경찰 권고에 따라 자체 방호 수준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2단계 저위험)해 거점 순찰 강화 및 자체 방호 강화 조치만으로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며 "최근 잇따른 사건마다 각기 다른 국적의 IP가 사용됐는데, VPN을 통한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과 17일에도 카카오 판교 아지트를 대상으로 한 폭파 협박 글이 게시된 바 있다. 지난 15일에는 자신을 모 고교 자퇴생이라고 밝힌 A씨가 카카오 CS센터 게시판에 판교 아지트를 폭파하고 고위 관계자를 사제 총기로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올렸고, 경찰은 당시 카카오 사옥을 수색했으나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9일과 이달 9일에도 비슷한 폭파 협박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본인은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에 올라온 또 다른 협박 글 역시 자신을 광주광역시 모 중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B군 명의로 작성됐으나, 이 역시 명의 도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를 시작으로 네이버, KT, 삼성전자 등으로 협박 대상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당 사건들은 현재 경기 분당경찰서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