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강화·상법 개정…내년 화두는 지배구조

입력 2025-12-21 16:56
수정 2025-12-22 00:36
ESG(환경·사회·지배구조) 3대 항목 중 ‘G’에 해당하는 기업 지배구조가 내년부터 ESG 경영의 핵심으로 부상한다.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 등 지배구조 관련 공시가 강화돼서다. 여기에 1·2차 상법 개정안과 후속 조치도 본격 시행된다. 환경(E)과 사회(S) 분야에 집중해온 국내 기업이 ESG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시 의무 대폭 확대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내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자산 총액 5000억원 이상인 541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만 적용해온 공시 의무를 전체 842곳으로 확대한 것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기업 거버넌스 투명성, 주주와의 소통 등과 관련한 지배구조 핵심 원칙을 기업이 지키는지 주주에게 공개하는 보고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공시 의무가 있는 기업의 80% 이상은 내부 감사 접근 절차, 내부 감사 기구에 회계·재무 전문가가 있는지, 전자투표 실시 등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반면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 마련 및 운영, 독립적 내부 감사 부서 설치 등을 지킨 기업은 50%를 밑돌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기업 준수율은 60% 이상인 반면 상당수 중견기업은 여러 항목에서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내년 처음 보고서를 공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배구조를 재점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 보수·보상 관련 공시 의무도 강화된다. 내년부터 상장사 반기보고서엔 임원 보수와 최근 3년간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 등을 나란히 기재해야 한다. 개인별 보수 공시 대상인 임원은 그동안 수량만 기재한 주식 보상에 대해 시장 가치까지 적어내야 한다. ◇내년 상법 개정안도 시행1·2차 상법 개정안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다. 1차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전자주총 도입,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 3% 제한 등이 핵심이다. 2차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분리 선출 감사위원 수 확대 등이 골자다. 이에 따라 기존엔 기업들이 ‘경영상 판단’을 근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계열사 간 거래, 자회사 설립, 사업부 분할 등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경제계는 예상한다.

3차 상법 개정안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말 신규 취득 자사주뿐 아니라 기존 자사주도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기관투자가의 기업 지배구조 관련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2016년 제정한 기관투자가의 책임투자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전면 개정하기로 해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 방침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늘어나면 기업이 받을 거버넌스 개선 압력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법 개정안 시행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이 겹친 만큼 2027년 주총부터는 ‘표 대결’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해 지배구조 관련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