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기업 디앤디파마텍이 미국에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2상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번 임상은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디앤디파마텍은 자사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NLY01’로 진행하는 다발성경화증 임상 2상이 국제 진행성 다발성경화증 연합(IPMSA)의 연구비 지원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임상 2상은 엘렌 모우리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 연구팀이 주도하는 연구자주도 임상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데 이어 이번 연구비 지원으로 본격적인 임상에 착수한다.
연구팀은 NLY01이 다발성경화증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디앤디파마텍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NLY01이 다발성 경화증 동물 모델에서도 신경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수초 손상을 감소시키고 신경세포를 보호해 질환의 진행과 재발을 현저히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팀은 NLY01이 중추신경계로 침투해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화된 면역세포의 뇌혈관장벽(BBB) 통과를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도 규명했는데, 이를 통해 말초 및 중추 신경계의 염증 반응과 신경 손실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이 연구 성과를 ‘올해의 연구 하이라이트’로 선정하기도 했다.
앞서 나온 NLY01의 파킨슨병 임상 2상 결과는 이번 임상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2월 NLY01 파킨슨병 임상2상에서 전체환자에서는 통계적 유의성 확보를 하지 못했으나, 60세 이하 젊은 환자군(95명)에서는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뚜렷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임상의 적응증인 진행형 다발성 경화증의 경우 주요 발병 연령대가 40대 전후인 만큼 젊은 나이에 발병한 효과적인 치료 효과가 재현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임상은 파킨슨병 임상에서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당시 임상에선 낮은 투여 용량(5㎎)과 짧은 투여 기간(36주)이 한계로 지적됐는데, 용량 10㎎으로 증량하고 투여 기간도 96주로 대폭 늘렸다. 젊은 환자군에서 충분한 약물 노출과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평가해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번 임상시험은 이르면 내년 1분기 시작돼 총 120명의 진행형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96주간 다기관·무작위·이중맹검·평행군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평가지표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한 뇌 실질 부피 변화다. 이를 통해 신경 퇴행 및 손상 진행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NLY01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질병 진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억제하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IPMSA가 임상 비용을 지원했다는 점은 글로벌 학계에서 이미 인정받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IPMSA는 미국 등 19개국의 다발성경화증 관련 단체, 9개의 글로벌 빅파마, 수백명의 오피니언 리더가 참여하는 다발성경화증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단체다. IPMSA는 그동안 글로벌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개발을 지원해왔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발성 경화증 연합인 IPMSA로부터의 임상 연구비 지원 과제로 선정된 것은 NLY01의 혁신적인 작용 기전과 치료 가능성이 글로벌 전문가들로부터 객관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며 “파킨슨병 임상에서 확인된 젊은 환자군에서의 치료 효과와 이번 임상의 고용량 및 장기 투여 설계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임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