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환율 고공행진…보수적 대응해야"

입력 2025-12-18 17:50
수정 2025-12-19 00:51
“원·달러 환율 상승은 서학개미 영향보다는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변정규 일본 다이와증권 FICC 본부장(사진)은 18일 “현재 한국은 과거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이 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선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며 “최근의 고환율은 한국 투자자가 원화에 투자할 유인이 적어 원화를 매도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2000년대 일본 개인투자자는 저금리와 엔화 약세 환경 속에서 미국, 호주 등 해외 고금리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한국 투자자가 미국 주식과 함께 금 투자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2021년 초 110에서 올해 90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는 “원화 실질 가치가 5년 만에 20% 이상 하락했다”며 “원화 자산의 매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자본 유출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본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1420원 수준의 높은 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보통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강세를 띠는데,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너무 큰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인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자산을 한 바스켓에 담는 것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으로 적정 기준금리 유지, 국가 차원의 금 보유 확대, 원화의 대외결제 통화 추진 등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변 본부장은 “일본 투자자는 시중금리가 연 1%만 넘어도 예금을 하고 싶어 하지만 한국 투자자는 다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한국인의 중립금리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정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