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은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도 개편했다. 힘을 줄 분야는 키우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축소했다.
주요 그룹은 일제히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 기술 전담 조직을 강화했다. AI 관련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하거나, 최고기술책임자(CTO) 밑에 있던 기술 조직을 사업부로 옮겨 실행력을 끌어올렸다. 이들 분야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고 본 데 따른 것이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AI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계열사별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는 CEO 직속으로 ‘AI 전환’(AX) 조직을 꾸렸다. SK하이닉스도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인텔리전스 허브’를 신설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역시 모바일, 가전, TV 등 사업부별로 AX 전담팀을 배치했다. 제품 기획부터 사후 관리까지 AI가 주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피지컬 AI 기술 개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로봇·수소에너지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2030년까지 50조5000억원을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LG전자도 기존 DX센터를 AX센터로 통합 재편했다. 모든 제품에 ‘공감지능’을 이식하는 동시에 AI로 업무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제조 영역에서도 AI 조직 강화에 방점을 뒀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디지털 트윈센터(DT)를 신설한 게 대표적이다. 기존 연구개발(R&D) 조직이 수행하던 디지털 기술 연구를 실제 제조 공정과 연결한 것이다. 가상 공장에서 AI가 수율을 시뮬레이션하고 오류를 잡아내는 ‘AI 팩토리’ 구축이 핵심이다.
실제 사업화를 위해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사업부 산하로 전진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LG전자는 기존 CTO 산하 로봇 선행 연구 조직을 HS(생활가전) 사업본부 직속 HS로보틱스연구소로 옮겼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