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들어갔다. 3370만 명의 정보가 털린 만큼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쿠팡 사태 범부처 대응 방향’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하고 의결했다. 핵심 안건은 범부처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것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을 팀장으로 과기정통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관련 부처 국장급이 참여하기로 했다. 쿠팡의 운영 실태를 낱낱이 들여다보기 위해 사실상 정부의 모든 규제 및 수사 기관이 힘을 모은 것이다.
TF는 소비자 보호를 우선순위에 뒀다. 유출 정보가 다크웹 등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지 실시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년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원하면 쿠팡 회원 탈퇴를 정부 차원에서 돕기로 했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서비스 탈퇴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사고와 관련한 쿠팡의 면책 약관이 현행법을 위반했는지도 정밀 조사하기로 했다.
국회도 쿠팡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전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가 쿠팡 창업자이자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불출석으로 ‘맹탕 청문회’ 논란이 일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방위뿐 아니라 정무위, 국토교통위, 환경노동위 등 4개 상임위가 합동으로 여는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안재광/배태웅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