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실적을 한 달 빨리 발표해 ‘메모리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이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이 맞물려 촉발된 ‘메모리 슈퍼호황’이 시장 예측보다 더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음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역대 최대 반도체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론은 1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36억4300만달러(약 20조1600억원), 61억3600만달러(약 9조700억원)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매출 87억900만달러, 영업이익 21억7400만달러) 대비 각각 84.3%, 182.2% 급증한 실적이다. 특히 매출은 시장 예상치(129억5000만달러)를 5.3% 웃돈 ‘역대 최대치’다.
시장의 관심을 끈 건 회사의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공식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다. 매출 가이던스는 183억~191억달러로 예상치(143억8000만달러)를 32.8%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는 8.42달러로 예상치(4.71달러)보다 78.8% 많았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모든 사업부에서 이익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2분기에도 매출, 이익률, EPS, 현금 흐름 등이 개선되고 2026회계연도 전체로도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2026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로트라 CEO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범용 D램 대비 웨이퍼 투입량이 세 배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생산 공간(클린룸)이 필요하지만, 세계적으로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적이고 강력한 산업 수요와 공급 제약으로 시장 수급은 2026년 이후까지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2026년 HBM 가격, 물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를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고도 공개했다.
마이크론이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다음달 공개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실적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이 50~5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가 4분기 각각 15조원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