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서 여야 간에 이견이 있는 의안을 표결로 강행 처리한 건수가 3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14개 상임위원회에서 이런 표결이 280건이나 있었다. 21대 국회 4년 동안 63건, 20대 국회 7건과 비교하면 각각 4배, 40배에 달한다. 22대 국회 들어 설득과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의 ‘다수결 강행’이 일상화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상임위 중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가 165건을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법사위가 국회 입법 과정의 최종 관문인 데다 더불어민주당 ‘내란 청산’ 프레임의 격전지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속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왜곡죄 등 법안을 통과시켰다. 20대 때는 강행 처리가 한 건도 없었고 21대 때도 9건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폭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수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례를 깨고 21대 국회 때부터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움켜쥔 민주당이 만든 풍경이다.
57건으로 법사위 뒤를 이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최근 과방위에서 언론 개혁을 명분으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 역시 국힘은 ‘언론 입틀막법’이라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과방위 역시 21대 2건, 20대 1건에 비해 압도적으로 늘었다.
앞뒤 따지지 않고 입법을 강행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부작용도 생겨난다. 유엔군사령부의 반발을 부른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지원에 관한 법률안’(DMZ법) 등이 대표적이다. 유엔사는 “DMZ 통제는 우리 권한”이라며 이례적으로 반대 성명을 내며 제동을 걸었다.
출범한 지 아직 채 2년이 안 된 22대 국회가 기록한 표결 강행 수치는 ‘다수결의 원칙이 곧 민주주의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국회가 머릿수 싸움만 하는 곳이 아니라는 걸 깨닫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