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부터 기업 손익계산서 변경…회계상 영업손익 개념 확대

입력 2025-12-18 16:17
수정 2025-12-18 16:18
이 기사는 12월 18일 16:1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7년부터 국내 기업들이 작성하는 손익계산서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영업손익의 개념이 지금보다 넓어지고 손익계산서 구조도 15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다만 투자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그동안 사용해 온 기존 영업손익도 당분간 함께 공개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기업회계기준서(K-IFRS) 제1118호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 제정안을 포함한 총 3건의 회계기준 제·개정안이 공포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준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손익의 의미가 바뀐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올해 4월 발표한 IFRS 18을 국내 기준에 반영한 결과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영업손익을 ‘주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새 기준에서는 전체 손익을 영업·투자·재무 등으로 나눈 뒤, 투자와 재무에 속하지 않는 손익을 영업손익으로 묶는다. 쉽게 말해 영업손익이 자산 처분손익 등 일회성 손익을 포함하게 돼 기존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 된다.

손익계산서에는 영업손익 외에도 투자손익, 재무손익 등 범주별 중간 합계가 새로 등장한다. 기업의 이익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를 보다 명확히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국내 투자자와 기업 모두 오랫동안 영업손익을 핵심 성과 지표로 활용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손익 개념이 한 번에 바뀌면 기업 간 실적 비교가 어려워지고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이런 점을 감안해 수정 도입 방식을 택했다. 손익계산서 본문에는 새 기준에 따른 영업손익을 표시하되, 기존 기준에 따른 영업손익도 주석으로 함께 공시하도록 했다. 시행 후 3년이 지나면 이 병행 공시를 계속할지 여부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 영업손익이 손익계산서 본문에서 주석으로 이동하더라도 중요성이 낮아졌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제재 기준도 함께 보완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계도 중심으로 운영된다. 고의가 아닌 회계처리 오류에 대해서는 2년간 제재를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에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과 관련된 회계 기준 정비도 포함됐다. RE100 이행을 위해 PPA를 체결하는 기업이 늘었지만, 회계 처리 방식이 불명확해 실무 혼선이 컸다.

PPA는 전력의 실제 이동 여부에 따라 직접 PPA(실제 이동)와 가상 PPA(차액만 정산)로 구분한다.

직접 PPA의 경우 남는 전력을 일시적으로 재판매하더라도 합리적인 기간 내 계약 물량을 사용했다면 ‘자가사용’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매번 공정가치 평가를 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가상 PPA에 대해서는 위험회피회계 적용 요건이 완화된다. 발전량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 물량 전체에 대해 위험회피회계를 적용할 수 있어 손익 변동성이 낮아질 전망이다. 이 기준은 2026년부터 적용된다.

보험 분야에서는 무·저해지 보험상품의 해지율 가정에 대한 공시가 강화된다. 일부 보험사가 해지율을 높게 잡아 상품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과대평가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앞으로 보험사가 표준적인 추정기법과 다른 방식으로 해지율을 산정했다면 그 차이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주석으로 공개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보험사의 가정이 얼마나 보수적인지 비교할 수 있게 된다. 해당 기준은 2025년 결산부터 적용된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