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마케팅 강화·신사업 발굴로 성장 기반 마련[2025 올해의 CEO]

입력 2025-12-27 14:13
수정 2025-12-27 14:14
[2025 올해의 CEO]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는 오랜 기간 롯데홈쇼핑에서 경력을 쌓으며 활약했다. 이를 인정받아 2022년 내부 승진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홈쇼핑 업계 전문가다. 1995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으로 입사해 2007년 롯데홈쇼핑에 합류했으며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 지원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판매 채널로만 인식돼 온 TV홈쇼핑 산업의 한계를 재점검하고 콘텐츠, 브랜드,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해 왔다. 패션·뷰티 등 고수익 상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한편, 506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도 집중하며 수익성과 성장 기반을 동시에 다져왔다.

이 같은 전략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프로젝트는 ‘광클콘서트’다. TV홈쇼핑 업계 최초의 트로트 콘서트를 접목한 ‘경험형 콘텐츠’로 5060세대를 위한 마케팅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를 단순 구매자가 아닌 팬으로 만드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광클콘서트’에는 5060세대가 선호하는 트로트 가수 8명을 초청했으며 3000명(1인 2매) 모집에 40만 건의 응모가 몰려 경쟁률은 100대 1 이상을 기록했다.

응모 고객의 전체 주문액은 전년 행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고객당 평균 주문액은 25% 신장하며 역대 ‘광클절’ 최대 고객 유입을 기록했다. 경험형 콘텐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신사업에서도 김 대표의 성과는 수치로 드러난다. 지난해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한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AIGLE)은 단순 입점이나 가격 중심 판매를 넘어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됐다.

롯데홈쇼핑은 에이글의 국내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상품 소싱부터 SNS 운영, 마케팅까지 일원화된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정규 매장을 오픈했으며 자사몰 개설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판매 채널을 완성했다.

상생 경영 또한 김 대표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제라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사례인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롯데홈쇼핑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2016년부터 운영해 온 상생 프로그램이다. 수출 상담부터 환율 리스크 대응, 법률 및 물류 상담 등 해외시장 안착을 위한 차별화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22년부터 롯데그룹 차원으로 확대돼 다양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총 21회 개최, 1550개 기업 참여, 누적 상담 1만955건, 수출 상담금액 1조7340억원의 성과를 기록했다.

김 대표 체제의 롯데홈쇼핑은 단순 사업 확장을 넘어 전략적 포지셔닝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경험과 콘텐츠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동시에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고수익 상품과 효율 중심 운영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콘텐츠·플랫폼 중심의 사업 전환으로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