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서프라이즈에도 'AI 거품론' 재확산…삼전·하닉 '갈팡질팡'

입력 2025-12-18 09:15
수정 2025-12-18 09:16

'메모리 풍향계'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 발표에도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난항 소식에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확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보합권에서 갈피를 못잡고 있다.

18일 오전 9시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74% 내린 10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락 출발한 SK하이닉스는 장중 방향을 바꿔 0.91% 오른 55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이날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에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1분기에 매출 136억4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4.7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EPS 모두 컨센서스(매출 129억5000만달러, EPS 3.95달러)보다 높았다.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에 대한 회사 공식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도 컨센서스를 뛰어 넘었다. 매출 가이던스는 183억~191억달러로 컨센서스인 143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EPS도 8.42달러로 컨센서스인 4.71달러보다 크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론은 1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모든 사업부에서 이익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2026회계연도 2분기에도 매출, 이익률, EPS, 현금흐름 등이 개선되고 2026회계연도 전체로도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 '훈풍'은 오라클의 투자유치 난항으로 상쇄됐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라클이 미국 미시간주(州)에 짓고 있는 1기가와트 규모 데이터 센터가 핵심 투자자인 사모신용펀드 블루아울캐피털의 이탈로 차질이 생겼다.

블루아울은 당초 이 데이터 센터를 위해 대출 기관 및 오라클과 투자를 협의 중이었다. 해당 데이터 센터는 오라클이 오픈AI와 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지어지는 것이다.

그간 블루아울은 자체 자금뿐만 아니라 수십억달러를 부채로 추가 조달해 이 데이터 센터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막대한 규모의 AI 관련 설비투자를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대출 기관들이 해당 데이터 센터에 더욱 엄격한 부채 조건을 요구하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블루아울은 부채 조달 조건이 더 강해지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데이터 센터 건설에서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50bp까지 뛰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과 비슷해졌다. 오라클은 이번 AI 국면에서 투자를 위해 부채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 중 하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