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지난해 6만명 돌파…비율은 30%, 여전히 선진국 밑돌아

입력 2025-12-17 17:23
수정 2025-12-17 23:48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20만 명을 다시 웃돌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육아휴직자 열 명 중 세 명은 남성으로 조사됐다. 육아휴직이 과거 어머니 중심에서 부모 공동 책임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20만6226명으로 전년(19만8218명) 대비 4% 증가했다. 육아휴직자 중 아버지는 6만117명으로 전년보다 9302명(18.3%) 급증했다. 어머니는 14만6109명으로 1294명(0.9%) 줄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9.2%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2015년 6%에서 9년 만에 약 다섯 배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6+6 육아휴직제’가 도입되면서 남자 육아휴직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6+6 육아휴직제는 생후 18개월 이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간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2024년생 아기를 둔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집계됐다. 아버지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0.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이를 낳은 해 육아휴직을 쓰는 아버지 비율은 2015년 0.6%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자녀 연령별로는 어머니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육아휴직을 주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출산해 지난해까지 한 자녀만 둔 부모 기준 어머니는 아이가 0세(83.8%) 때, 아버지는 만 6세(18.0%) 때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남성 육아휴직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주요 복지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스웨덴,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이 40%를 넘는다. 룩셈부르크는 이 비율이 53%로 여성보다 높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