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기업가치 740조원…아마존서 15조원 유치 검토

입력 2025-12-17 17:23
수정 2025-12-18 00:36
아마존이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4조8000억원)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에 집중된 인프라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는 오픈AI가 아마존 AI 반도체 트레이니엄을 구매하고, 아마존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임대를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아마존이 오픈AI에 투자한 금액이 다시 자사 AI 반도체 구매에 쓰이는 또 다른 ‘벤더파이낸싱(VF)’ 구조다. 이번 거래 논의에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5000억달러(약 740조원) 이상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오픈AI가 초기 투자자인 MS에 대한 클라우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상황에서 논의된 것이라 주목된다. 오픈AI는 MS 클라우드 ‘애저’를 의무 사용해야 했으나 지난 10월 계약 개정을 통해 타사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오픈AI는 지난달 4일 AWS 서버를 7년간 380억달러에 임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논의 중인 클라우드 계약은 이 기존 계약에 추가로 더해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아마존은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에 총 80억달러를 투자했으나 오픈AI와도 손을 잡으며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오픈AI와의 거래를 발판으로 자사 AI 칩 공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AWS는 지난 2일 전작 대비 컴퓨팅 성능은 4배 높이고 에너지 소비량은 40% 낮춘 주문형반도체(ASIC) 트레이니엄3를 출시했다. 트레이니엄3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AI 모델 훈련·운영 비용을 50%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아마존의 설명이다.

아마존과 오픈AI는 전자상거래 파트너십도 협의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초기 투자사인 퍼플렉시티의 AI에이전트가 아마존 쇼핑몰에 불법 침입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AI에이전트를 통해 쇼핑몰을 거치지 않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돼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아마존의 선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