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탈모 건보 적용 우선순위 맞나…재정은 중증 질환에 써야"

입력 2025-12-17 12:17
수정 2025-12-17 12:19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7일 유전적 탈모에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를 두고 “탈모를 우선 급여화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이날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와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탈모 치료제 급여화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보다는 중증 질환 급여화를 우선 추진하는 것이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요즘은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탈모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의협은 또 이 대통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필요한 만큼 도입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공단의 무리한 특사경 도입 시도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통령이 특사경을 운영 중인 금융감독원 사례를 언급한 점과 관련해 “건보공단은 금감원과 달리 의료기관과 수가(의료 서비스 대가) 계약을 맺는 당사자이자 진료비를 지급·삭감하는 이해관계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강제 수사권까지 부여될 경우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이 위축되고 방어적 진료가 확산돼 결국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응급실 환자 미수용, 이른바 ‘뺑뺑이’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응급환자는 응급실에서 진단·처치를 받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는 없다”면서도 현장의 구조적 원인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현재 왜 많은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제때 수용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응급의료기관이 환자 수용을 주저하지 않도록 하려면 최선의 응급치료를 제공한 기관에 대해 광범위한 면책이 이뤄져야 한다”며 “기관 간 단계적 환자 이송까지 국가 시스템이 책임지게 된다면 대통령이 고민하는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