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기업에 보복 조치 경고…"빅테크 때리기 멈춰야"

입력 2025-12-17 11:46
수정 2025-12-17 11:59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X를 통해 “EU와 특정 EU 회원국은 미국의 서비스 제공업체를 상대로 차별적이고 괴롭히는 소송, 세금, 벌금, 지침을 지속해서 이어오는 행태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EU 서비스 제공업체는 미국에서 자유로운 영업과 공정한 경쟁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어 대표는 EU가 이런 행태를 지속한다면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법은 외국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부과나 제한 조치 등 다양한 대응을 허용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분야에서 EU 스타일의 전략을 추구하는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유사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유럽 기업명을 거론했다. 액센추어와 아마데우스, 캡제미니, DHL, 미스트랄, 퍼블릭스, SAP, 지멘스, 스포티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FT는 “그리어 대표가 이례적으로 유럽 기업을 명시했다”며 “해당 기업들은 미국이 제재 때 미국 시장 영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곳을 언급한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이 EU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인 건 최근 EU가 디지털서비스법(DSA)과 디지털시장법(DMA) 등에 근거해 미국 빅테크 기업을 규제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EU는 이달 초 X에 1억2000만 유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EU는 쓰레기 같은 문제로 미국 기업을 공격하기보다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벌금 부과는 단순히 X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모든 기술 플랫폼과 미국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