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억 어디로?…37세 아내 늦둥이 보더니 87세 화가 '돌변'

입력 2025-12-17 10:50
수정 2025-12-17 11:22

중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판쩡(87)이 최근 50살 연하 아내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다고 공식 발표하는 동시에, 기존 자녀들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겠다고 선언해 가족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 봉황망 등에 따르면, 판쩡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내 쉬멍(37)이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저는 외동아들을 얻었다. 또한 새집으로 이사했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나는 매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 나이가 많은 만큼, 앞으로 모든 대내외 가사와 가족 관련 사안을 사랑하는 아내 쉬멍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로 했다. 그 어떤 사람도 이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판쩡은 이와 함께 기존 자녀들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일부 인물들이 다른 자녀들의 이름을 이용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갈등을 조장하며 심지어 내 가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따라서 오늘부로 딸 판샤오후이, 의붓아들 판중다 및 그 가족과의 모든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겠다. 앞으로 이들과 어떠한 교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들에게 부여했던 모든 신탁, 권한, 협력 관계를 철회한다. 앞으로 내 이름을 사용해 어떤 활동도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판쩡은 중국 전통 회화와 서예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인물로, 현대 중국 미술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SCMP에 따르면 그는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작품 판매액만 40억 위안(약 8400억 원)을 넘겼다. 그의 작품 가운데 최소 10점이 경매에서 1000만 위안(약 21억 원) 이상에 낙찰됐으며, 1991년 작품 한 점은 2011년 베이징 경매에서 1840만 위안(약 38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회화뿐 아니라 서예가로서도 명성이 높다. 그의 서예 작품은 0.11㎡ 기준 약 20만 위안(약 420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간 판쩡은 작품 활동 외적인 사생활 문제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4월 자신보다 50세 어린 쉬멍과 결혼해 큰 화제를 모았다. 쉬멍은 과거 중국 교통방송 진행자로 활동했으며, 이 과정에서 판쩡을 만나 그의 비서로 일하다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판쩡은 이번 결혼 이전에 세 차례 결혼했다. 1963년 첫 번째 아내 린슈와 결혼했으나 5년 만에 이혼했고, 1971년에는 대학 동창이자 딸을 둔 이혼녀인 변바오화와 재혼해 딸 판샤오후이를 얻었다. 두 번째 결혼은 1993년 파경을 맞았다.

이후 세 번째 아내 장귀윈(예명 난리)과 결혼했으며, 장귀윈의 두 아들은 결혼 후 판쩡의 성을 따랐다. 장귀윈은 2021년 사망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판쩡이 기존 자녀들과 오랜 기간 불화 관계였다는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딸 판샤오후이는 SNS를 통해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고령의 판쩡이 쉬멍에게 통제와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쉬멍이 판쩡 소유의 미술 작품 다수를 몰래 처분했으며, 그 가치가 약 20억 위안(약 4200억 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판쩡은 딸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근거 없다"고 일축해 왔다.

한편 장쑤성 동부 출신인 판쩡은 1960년대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서 중국화를 전공했으며, 리커란·리쿠찬 등 중국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에게 사사받았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