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식 소각 의무 도입 상법 개정안 발의 [Lawyer's View]

입력 2025-12-17 10:07
이 기사는 12월 17일 10: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한해 상법 개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시장과 기업에서도 기업지배구조 및 회사법제 개선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5. 7. 22.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충실의무가 도입되어 시행되었고, 독립이사 제도 도입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감사위원 의결권 제한 범위 확대는 2026. 7. 23.부터, 전자주주총회 제도는 2027. 1. 1.부터 각 시행될 예정이다. 이후 2025. 9. 9. 2차 상법 개정으로, 대규모 상장회사에 대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도입되어 2026. 9. 10. 시행을 앞두고 있다.

위 두차례 상법 개정에 이어,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를 포함하는 3차 상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국내외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도이나, 기업들이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면서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을 위한 자기주식 제도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어왔다. 그에 따라 자기주식 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논의가 있었고, 지난 해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개정을 통해, 상장회사의 자기주식 보유비중이 최근 사업연도말일을 기준으로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인 경우에는 자기주식 보유 목적, 처분ㆍ소각계획 등이 포함된 자기주식보고서를 작성하여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상장회사가 다른 법인과의 합병, 분할 또는 분할합병을 하려는 경우에는 합병으로 소멸되는 회사 또는 분할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등에 대하여 신주 배정 등을 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등 자기주식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이 일부 이루어졌다. 최근 논의 중인 자기주식 관련 3차 상법 개정안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기주식의 본질을 미발행주식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원칙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의무적으로 소각하며, 예외적 처분 시에도 신주발행규제를 준용하는 등 강력한 자기주식 제도 개편 내용을 담고 있다.

자기주식 의무 소각에 대해서는 여러 의원들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 오기형 의원이 2025. 11. 25. 기존에 발의된 여러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법안들을 종합한 상법 개정안(의안번호 2214519)을 대표 발의하였으므로, 이하에서는 위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1.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관련 상법 개정안(의안번호 2214519)의 주요 내용위 상법 개정안은 제안이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주들에게 ‘특정주주ㆍ경영진이 그 권한을 악용하여 회사의 이익을 사유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줄 필요가 있는데, 현행법상 자기주식에 대한 규제가 미흡하여 경영진이 회사의 재산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다음 특정주주의 이익을 위해 자기주식을 임의로 활용 함으로써 일반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회사의 자기주식은 회계상 자본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현행법 일부 조항의 경우 자기주식이 자산임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회사의 자기주식 제도를 정비하여 자기주식에 관한 일반주주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자기주식에 관한 회계와의 일관성을 확보하며, 회사의 자본충실을 도모하는 것을 개정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① 자기주식의 성격, ② 자기주식의 소각의무, ③ 자기주식의 예외적 보유ㆍ처분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 자기주식의 성격
상법 개정안은 자기주식은 아무런 권리가 없음을 법률에 명시하였다(안 제341조의3 제1항). 자기주식의 본질적 성격에 대해서는, (i) 자기주식을 실체가 있는 자산으로 보는 자산설, (ii) 자기주식의 자산성을 부정하고 자기주식을 출자의 환급이나 회사의 일부 청산으로 보는 미발행주식설 및 (iii) 자기주식은 미발행주식과 유사하나 독자적인 성격을 가지며 자산 또는 미발행주식 중 어느 하나로 취급할 수 없다는 절충설 등의 견해가 대립되어 왔다. 상법 개정안은 자기주식이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보아 입법적으로 미발행주식설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i) 자기주식을 교환 또는 상환 대상으로 하여 사채를 발행하는 것, (ii) 자기주식을 질권의 목적으로 하는 것, (iii) 회사의 합병·분할 시 자기주식에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모두 금지된다(안 제341조의3제2항, 동조 제3항, 제529조의2 및 제530조의13).

② 자기주식의 소각의무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안 제341조의4제1항). 단,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회사가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하여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은 때에는 그 승인된 계획에 따라 자기주식을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다(안 제341조의4 제2항).

1. 회사가 각 주주에게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비례하여 균등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경우
2. 회사가 제340조의2 또는 제542조의3에 따라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임직원 보상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3. 회사가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우리사주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우리사주제도 실시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4. 회사가 제360조의2 제2항, 제360조의15 제2항, 제523조 제3호 등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활용하는 경우
5. 회사가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제434조에 따른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관에 그 사유를 규정한 경우

자기주식의 보유 또는 처분의 예외 사유 중 제2호는 상법에 정해진 주식매수선택권을 임직원 보상의 예시로 기재하고 있어, 이 외에 다른 종류의 임직원 보상(RSU 등)을 어느 범위까지 포섭할 수 있는지, 자사 임직원 외에 상법 제542조의3 및 동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에서 정하는 관계회사 임직원 보상도 포함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아, 입법 과정에서의 논의를 지켜볼 필요 있다.

예외 사유 제5호는 제3자배정 신주발행의 예외조항(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과 동일한 문구를 두고 있는데, 추가적인 정관 변경을 통해 자기주식 보유 또는 처분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 예외 사유가 입법되면 여러 기업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에 이러한 예외사유를 어느 범위까지 어떤 문구로 정관에 규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입법 과정에서의 논의와 더불어 입법 후 상장회사협의회 표준정관의 개정 상황도 살펴볼 필요 있다.

한편, 기존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법안 중 일부는, 자기주식 보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 시 대주주 3% 의결권 제한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 상법 개정안에는 그러한 의결권 제한 조항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

회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에도 자기주식 소각의무를 부여하되,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부여하였다. 자기주식 소각의무는 법 시행 전에 회사가 자기의 명의와 계산으로 취득하여 보유한 자기주식(“기존 직접취득 자기주식”) 및 신탁계약에 따라 수탁자의 명의와 회사의 계산으로 취득하여 수탁자가 보유한 자기주식(“기존 간접취득 자기주식”)에 대하여 적용된다. 단, 1년 이내 소각의무가 발생하는 기산일로, (i) 기존 직접취득 자기주식의 경우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일부 예외 있음), (ii) 기존 간접취득 자기주식의 경우 법 시행 이후 회사가 수탁자로부터 반환받은 날로 각 규정하여, 법 시행 후 취득한 자기주식보다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있다(안 부칙 제2조).

③ 자기주식의 예외적 보유ㆍ처분 방법
상법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때에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신주 발행절차를 준용한다고 규정하여(안 제342조제4항), 자기주식의 예외적 보유ㆍ처분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신주발행규제를 준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기주식 소각의무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하는 때에는 각 주주에게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 균등한 조건으로 처분해야 하고(안 제342조제1항), 다만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위 ② 자기주식의 소각의무 예외 사유 중 제2호 내지 제5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회사는 주주 외의 자에게 처분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안 제342조제2항 및 제3항).

현행 상법 및 자본시장법에는 자기주식 처분 시 제3자배정 신주발행 규제를 준용하는 규정이 없고, 법원에서도 명문의 근거도 없이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신주발행에 관한 규정과 법리를 회사의 자기주식 처분에 유추적용하는 것은 회사의 자산에 관한 소유권 행사에 대한 부당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하며, 자기주식 처분에 신주발행에 관한 규정과 법리를 유추 적용하거나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라서 다른 주주에게 매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정한 사례가 있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7.자 2015카합80597 결정 등). 상법 개정안은 미발행주식설 입장에서 자기주식 처분 시 신주발행 규제를 준용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밝혔으므로, 향후 본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법원도 신주발행에 관한 규정과 법리를 자기주식 처분에 적용하여 통제하는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2.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관련 유의사항 상법 개정안이 입법 시행되면,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그 예외사유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한정적인 범위에서만 가능하게 되므로, 기업들의 자기주식을 활용한 거래 관행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 또는 파생상품 발행이나, 자기주식을 활용한 담보대출 또는 유동화도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기존 자기주식 보유량이 많은 기업들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안의 입법 동향에 관심을 가지면서, 개정 상법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상법 개정안은 기업이 자기주식의 취득 및 소각을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 관점에서 볼 수 있게 자기주식 제도를 정비하고자 하므로, 기업은 이러한 상법 개정안의 취지를 고려한 재무 계획 수립이 필요할 때이다.


<i>*변호사,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필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