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서울 부촌의 상징인 청담동 한복판에 ‘초럭셔리 유통 DNA’를 이식한다. 기존 프리미엄 슈퍼마켓이었던 ‘SSG푸드마켓 청담점’을 전면 리뉴얼해 백화점 밖에서 신세계의 큐레이션 역량을 집약한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을 지난 10일 선보였다. 이는 단순한 식료품 판매처를 넘어, 먹고 마시고 머무는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도약하겠다는 신세계의 공간 혁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기존 매장의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재구성해 약 5000㎡(1500평) 규모로 조성됐다. 핵심은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에서 성공을 거둔 ‘하우스오브신세계’ 모델을 로드숍 상권에 처음 적용했다는 점이다. 지하 1층에 들어선 프리미엄 식품관 ‘트웰브’는 유통업계의 통념을 깼다. ‘패션 매거진 같은 식품관’을 표방하며 국내 최초로 식료품 매장에 의류 매장의 진열 문법을 도입했다. 레몬이나 당근 같은 식재료를 명품 가방처럼 쇼케이스에 단독 진열하거나, 상품의 질감과 색감을 강조하는 조명을 사용하는 식이다. 매장 집기 역시 목재와 메탈을 조합해 고급 패션 편집숍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간 구성에서도 ‘체류 시간 확대’를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매장 입구에는 100여 석 규모의 공용 테이블을 갖춘 광장 ‘아고라’를 배치해 고객들이 라운지처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지하 공간임에도 자연광이 쏟아지는 ‘중정(선큰 가든)’을 조성해 답답함을 없애고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한다. 이는 쇼핑 목적이 없어도 고객이 매장을 찾고 오래 머물게 하려는 ‘앵커 테넌트’ 전략이다.
상품 구성(MD)은 철저히 청담동 상권의 주 고객층인 ‘3040세대’와 직장인을 겨냥해 웰니스와 취향에 집중했다. 영양소가 풍부한 재료를 즉석에서 갈아주는 ‘트웰브 원더바’, 900여 가지 조합이 가능한 ‘커스텀 델리’, 미쉐린 셰프와 협업한 PB(자체브랜드) 상품 등은 건강과 미식을 중시하는 지역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이 밖에도 전국 산지에서 공수한 프리미엄 식재료와 영국 프리미엄 스낵 ‘미스터 프리드’ 등 국내 단독 상품을 대거 유치해 차별화를 꾀했다.
지상 1층은 패션과 미식, 주류가 어우러진 ‘취향 큐레이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남성복 편집숍 ‘맨온더분’과 여성복 ‘자아’를 비롯해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을 전문으로 다루는 ‘클리어’, 100% 예약제 히든 다이닝 ‘모노로그’ 등이 입점했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생활담당 상무는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신세계가 정의하는 삶과 취향, 일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리테일 실험”이라며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풍요로운 경험을 통해 청담동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