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용보증재단이 사회공헌 체계를 크게 확장하며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처럼 일회성 기부를 넘어 재난 복구, 환경정화·탄소중립 활동, 취약계층 맞춤 지원으로 사회공헌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공공기관이 지역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도민에게는 꿈과 성공을, 서민경제에는 따뜻한 온기를’이라는 슬로건도 홍보용 문구를 넘어 실제 행동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재난 현장 속으로…“기부만 하는 조직이 아니다”경기신보의 사회공헌 활동은 재난 상황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경북·경남 지역을 강타한 산불이 한순간에 마을을 집어삼켰을 때 경기신보는 곧바로 성금 모금에 들어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1443만원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경기신보의 대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기 가평군 집중호우 피해 농가에 직원 25명을 투입해 비닐하우스와 농업시설 복구를 두 차례 진행했다. 복구에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500만원도 전달했다. 급여 끝전을 모은 성금으로 ‘작은 나눔’의 취지를 실천했다. 모금액 전액이 직원들이 급여에서 끝전을 떼어 모은 재원이어서 ‘작은 나눔이 모여 큰 복구를 돕는다’는 취지가 현실로 구현된 것이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직접 들어와 도와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이 활동은 단순 참여를 넘어선다. 재단은 현장 복구와 함께 재해피해기업 특별경영자금 지원을 가동했다. ‘기부-복구-자금 지원’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대응이 공공기관 역할의 변화를 보여준다.◇대부도와 시화호에서 이어지는 ESG 실천 현장경기신보는 기후 위기 대응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경기바다 함께해(海)’ 캠페인을 통해 대부도 방아머리 해수욕장에서 3년 연속 해양 쓰레기 정화 활동을 이어갔다. 임직원 20여 명이 참여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형 환경정화 모델을 구축했다.
경기도와 연안 5개 시, 도내 16개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며 협업 효과를 키웠다. 현장을 찾는 직원들의 환경보전 인식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탄탄대로’ 탄소중립 챌린지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일상 속 감축 실천을 인증한 결과 지난해 탄소 배출 6682㎏을 줄였다. 단순 캠페인을 넘어 생활 습관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2025년에는 탄탄대로 공동캠페인 운영 결과 우수 사회공헌 기관으로 선정돼 경기지사 기관 표창까지 받았다.
올해부터는 걸음 수를 기부로 전환하는 ‘걸음기부 챌린지’도 도입했다. 걷기만 해도 기부금이 쌓이는 방식이라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부서의 과제’로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 직원이 참여하는 조직문화로 확장한 사례다. 아울러 경기신보는 경기도와 함께 ‘경기도 중소기업 기후 위기 특별보증’ 지원 체계를 가동하며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섰다.◇취약계층을 가장 가까이서 지원하는 기관경기신보는 취약계층 지원에서 단발성 기부나 이벤트식 봉사를 지양한다. 임직원 성금으로 아동·장애인·노인시설을 연중 지원하고, 겨울철에는 직접 김장을 담가 전달한다.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도 운영한다.
지역본부와 지점이 주도하는 봉사활동도 정착됐다. 현장 수요에 맞춰 배식, 도시락 배달, 시설 정비 등을 직접 기획한다. 동호회 중심 플로깅이 확산하면서 직원 주도형 사회공헌으로 진화했다.
이 같은 성과는 외부에서도 인정받았다. 경기신보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선정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 5년 연속 인증을 획득하고, 2025년에는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아울러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사회공헌기업대상에서 2년 연속 ESG/지역사회발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사회공헌 활동의 규모뿐 아니라 체계성, 지속성, 공공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도민 삶을 바꾸는 공공기관으로” 역할 재정립경기신용보증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기관의 부수적 기능이 아니다. 정책, 금융, 돌봄, 복지,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도민의 삶을 지탱하는 ‘현장형 공공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조직 내부에서도 “보증 업무만으로는 도민 삶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며 지역의 실제 요구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지역 현장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가장 먼저 감지하고 행동하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며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드는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