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상대로 제시한 1080억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 시도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인수 자금 조달의 핵심 축 중 하나였던 재러드 쿠슈너가 이번 거래에서 발을 빼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가 이끄는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두 강력한 경쟁자가 이 자산의 미래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 거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투자 환경이 초기 참여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면서도 “파라마운트의 인수 제안이 전략적으로 타당하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거부하고, 이미 수락한 넷플릭스의 인수안에 따라 거래를 진행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나왔다. 시장에서는 쿠슈너의 이탈이 파라마운트의 인수 시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슈너가 참여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규제 승인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사업을 주당 27.75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직후, 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주당 30달러를 제시하며 적대적 인수에 나섰다. 총 거래 규모는 부채를 포함해 108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가 케이블TV 자산에 부여한 가치와 자금 조달 구조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마운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 카타르 등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약 24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며, 이들 자금은 지배구조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이 540억달러 규모의 차입금을 제공하고,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약 110억달러를 출자할 예정이었다.
쿠슈너의 구체적인 출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참여 자체가 정치·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승인 없이는 성사되기 어려운 대형 거래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파라마운트는 여전히 인수 가격을 상향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지만,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주가는 16일 뉴욕증시에서 28.90달러에 마감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쿠슈너의 이탈로 파라마운트의 인수 시도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