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전기차 정책 후퇴로 中 업체가 주도권 빼앗아 갈 것"

입력 2025-12-17 21:48
수정 2025-12-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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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이 전기차(EV) 전환을 늦추기로 함에 따라 중국이 전기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더 굳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현지 시간으로 16일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 포드자동차는 전기 F시리즈 트럭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고 하이브리드 차량 및 가솔린 차량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195억달러를 손실처리하는 등 그간 추진해온 전기차 전략에서 후퇴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업체 가운데 테슬라 추격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폴크스바겐도 독일 드레스덴 공장에서 전기 해치백 ID.3의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이 이처럼 전기화 전략에서 후퇴하는 동안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더 치고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 일시적 수요 부진에도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중국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 인트라링크 그룹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부문 책임자인 다니엘 콜라는 "앞으로 미국이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전기차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포드 같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역적 수요에 맞는 전기차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즉 “주행거리 240마일(약 386km)짜리 전기트럭은 가솔린 트럭처럼 무거운 짐을 멀리 운반할 수 없다는 점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장거리 주행 전기차처럼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시장의 열기가 다소 식었음에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026년에도 16% 증가 2,5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성장하는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신모델을 내놓고 있는 것이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다.

유럽 시장은 중국 전기차가 중국내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따라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관세를 내도 여전히 우위에 있는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컨설팅 회사인 오토모티브 포사이트의 예일 장 상무는 분석했다.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운전자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중 하나는 가격인데 중국 제조업체들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BYD는 올해 초 유럽에서 23,000유로(약 3,400만원) 미만의 가격에 완전 전기 해치백을 출시했다.

장씨는 EU 집행위원회가 2035년 내연기관차량 판매금지 목표를 철회한 것은 의지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럽 자동차업체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이겠지만 필연적으로 나태함과 안일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국내 수요 둔화, 경쟁심화, 규제강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BYD의 총 판매량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당국이 과도한 가격 인하를 단속하고 공급업체 대금에 대한 신속한 지급을 지시하면서 판매와 현금 흐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관세 100%를 부과한 미국 시장에서는 배제됐지만 유럽과 남미,동남아시아, 중동 등 여러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