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팝 진흥을 위해 5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새로 짓기로 했다. 서울과 경기 고양 등 지방자치단체에 아레나를 건립하는 한편 지방에 있는 체육관을 문화공연장으로 활용해 K팝 저변 확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K팝의 세계적 위상이 더 확고해질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문체부는 우선 K팝 공연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연장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내년에 지방 체육시설을 (공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체육시설의 음향과 조명시설을 조금만 보강하면 공연장으로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3년 뒤에는 지자체에서 건설하고 있는 아레나를 활용해 공연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최 장관은 “중기적으로 서울 아레나, 고양 아레나 등 다양한 지자체에서 이미 아레나 건설을 시작하고 있다”며 “차질 없이 건설이 이뤄지면 2027년이나 2028년에 몇 개의 아레나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또 5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돔구장을 짓겠다는 장기적 목표도 공개했다. 최 장관은 “우리도 5만 석 규모 돔구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스포츠용 돔구장을 공연장으로 쓰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리 스포츠와 공연 양쪽을 다 반영해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침체한 한국 영화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정책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 장관은 “영화·영상산업이 산업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겠다”며 “‘극장 가치의 재발견 프로젝트’와 함께 ‘구독형 영화 패스 제도’를 도입해 극장 관객 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K컬처 진흥을 위해 문화유산도 활용하기로 했다. 최 장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더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증설 계획을 세워 세계 3대 박물관으로 키우겠다”며 “우리가 남기는 모든 디지털 자산을 후세에 안전하게 물려줄 수 있도록 ‘디지털 외규장각’을 세우는 프로젝트에도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기초예술 진흥을 위해 복지금고 등 예술인 대상 생계 지원책을 강화하고, 문학 연극 미술 등 다양한 기초예술의 창작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비수도권에서 K팝 아이돌 공연이나 ‘신라 금관전’ 같은 유명 전시회를 더 자주 열기로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