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16일 오후 1시 33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한화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한다. 증여세 납부와 신사업 투자 자금 확보 목적이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번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한화에너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해 한화그룹 후계 구도가 확실히 정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여세 내고 신사업 확장 목적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김동원 사장 지분 5%, 김동선 부사장 지분 15%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약 1조1000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의했다.
오너 일가가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정리한 건 증여세 납부와 신사업 투자 자금 확보 목적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4월 보유 중인 ㈜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김동관 부회장(4.86%)과 김동원 사장(3.23%), 김동선 부사장(3.23%)에게 증여했다.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은 지분 매각 대금으로 증여세를 낼 계획이다. 증여세를 납부하고 남은 자금은 각자 맡은 계열사의 신사업을 확장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김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올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6월)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7월)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 인수 작업을 끝냈다. 김 부사장이 맡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과 신세계푸드 단체급식 사업부를 인수했다. 5성급 리조트 파라스파라서울을 품은 데 이어 최근에는 휘닉스평창을 운영하는 휘닉스중앙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대기업이 M&A 시장에서 지갑을 닫은 상황에 한화그룹 차남과 삼남은 국내외 IB의 대표적인 ‘단골손님’”이라며 “두 형제가 직접 실탄을 쥐게 되면서 앞으로 더 공격적인 M&A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한화에너지이번 거래에서 김 부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한화에너지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한화 지분을 22.15%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김 부회장(50%)과 김 사장(25%), 김 부사장(25%) 등 삼 형제가 나눠 가지고 있던 한화에너지 지분 구조는 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남고,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20%, 10%로 낮아진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4월 ㈜한화 지분을 차등 증여했고, 김 부회장은 이번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 거래에서도 빠지면서 김 부회장의 그룹 후계자 입지가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 형제의 계열 분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이번 거래로 ㈜한화가 보유한 한화생명과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각각 추가 확보할 여력이 생기면서다.
박종관/최석철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