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에서 1.8%로 상향됐으며, 상반기 반도체 수출과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경기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경기 모멘텀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담 지속,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이 부담이다.
비(非)정보기술(IT) 부문 수출은 이미 정체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내연기관차의 단가는 관세 도입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 단가를 낮추면서다. 이런 방식은 단기적으로 수출 물량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마진 축소로 인해 기업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한은은 내년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1분기에는 환율, 부동산 등 금융 불안 요인과 경기 반등 흐름이 맞물리며 금리 동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여부도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정 확장이 강화되거나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돌며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확장 재정 정책의 강도와 환율 흐름이 내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초까지는 환율 흐름을 확인하면서 원화 채권 투자에 중립 관점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