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개인통관고유부호(통관부호) 재발급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통관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통관 지연은 개인 직구족들 뿐만 아니라 납기에 민감한 자영업자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면서 불만이 커지는 양상이다.
16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전후인 지난달 11월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인천국제공항세관과 인천·평택세관에서 반입부터 반출까지 걸린 평균 통관 소요시간은 4시간18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시간42분과 비교해 59.2% 늘어난 수치다. 특송 통관 물량의 95%를 차지하는 이들 세관에서 동시에 지연이 발생하면서 혼란이 확대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후 통관부호 재발급 신청이 폭증한 데 있다. 통관 시스템 접속자가 급증하면서 관세청 유니패스가 과부하에 걸렸고,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가 발생할 정도로 전산 처리에 병목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전산 처리 의존도가 높은 특송과 목록통관 물량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았다.
지연이 이어지자 직구족들의 불만도 커졌다. 배송 일정이 수일씩 밀리면서 구매 후 물건을 받기까지의 시간이 예측 불가능해져서다. 환불이나 재주문을 둘러싼 혼란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유니패스 지연이 길어지면서 직구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의 물량 역시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관 트랙은 다르지만 같은 시스템을 거치는 구조인 만큼 전산 병목이 발생하면 사업자 물량도 덩달아 영향을 받는 셈이다.
해외 문구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일부 자영업자들은 상품 재입고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양해 공지를 내고 있다. 일본산 문구류 제품인 놀티, 레이메이 등의 다이어리 속지를 취급하는 사업자인 S업체는 해외 통관 업무 지연에 따라 상품 재입고 일정이 늦어진다는 공지를 했다. 재고 여력이 크지 않은 소형 사업자일수록 타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셀 플랫폼과 배송대행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비롯해 배송대행업체 몰테일 등은 통관 지연 가능성을 공지하며 이용자들에게 배송 일정 변동에 대비해 달라고 안내했다.
관세청은 순차적인 시스템 안정화 조치를 통해 지연 해소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한 차례 밀린 물량이 연쇄적으로 쌓이면서 완전한 정상화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청 관계자는 “연말에 직구 물량이 많아지는 시기기도 하고 유출 우려로 소비자들이 통관부호를 중간에 바꾸면서 재확인하는 과정에 아직 지연이 조금씩 있는 것”이라며 “통관부호를 배송 중간에 바꾸게 되면 단계가 더 추가되면서 평상시보다 통관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