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만"…아이브, 억소리 나는 '명품 조공'에 중대 결단

입력 2025-12-16 11:06
수정 2025-12-16 14:19

그룹 아이브(IVE)가 팬들의 선물과 서포트(조공)를 받지 않기로 했다. 고가의 선물이 경쟁적으로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과열되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5일 "팬레터 외 선물 및 서포트를 받지 않기로 했다. 보내주는 선물이 팬들에게 필요한 곳에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결정된 사안이니 너른 이해와 협조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준비 중이거나 계획한 서포트 있다면 정중히 거절 말씀드린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덧붙였다.

K팝 팬들 사이에는 좋아하는 가수에게 선물을 보내고 서포트하는 이른바 '조공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가수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소소하게 건네던 선물은 최근 '명품 조공'으로 덩치를 키웠다. 마음을 전달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적으로 가수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물하고, 이를 실제로 착용하는 모습을 보며 만족을 느끼는 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도 넘은 조공 문화가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기고, 팬들의 경제적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아이브의 경우 멤버 장원영이 매년 생일마다 받는 선물이 화제가 됐다. 중국 팬덤은 올해 생일 선물 목록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미우미우 가방을 비롯해 불가리·쇼메·반클리프 아펠 등 각종 명품 주얼리와 향수, 마사지건, 게임기, 카메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선물 금액만 총 5억원에 달했다. 이전 생일에도 샤넬, 에르메스 가방 등을 선물로 보냈었다.

이미 지드래곤, 방탄소년단, 아이유, 트와이스, 세븐틴, 에스파 등 여러 K팝 그룹들이 서포트를 금지하고 팬들의 손편지만을 받고 있다. 아이브 역시 조공 규모가 커지고 우려의 시선이 나오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공 경쟁은 팬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수들이 역으로 팬들에게 조공하는 '역조공' 문화도 최근 활발해졌다. 가수들 역시 자신을 보러 와준 팬들에게 식사나 선물을 제공하고 있는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역조공을 위한 비용도 적지 않게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추석 연휴에 진행된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녹화 현장에서는 팬들이 SNS를 통해 역조공 인증샷을 올리고 자랑하는 패턴이 이어지며 암묵적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됐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