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이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톱다운(top-down)' 방식 대북 접근을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지속하면서 남북대화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김정은, 회담 희망 등 공통분모"국립외교원은 이날 발간한 '2026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북 정상 간 회담 개최를 희망하고, 평화공존과 비핵화 의제의 후순위 등 공통분모가 있어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다소 커졌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국립외교원은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되는 구애에도 김정은의 외면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불발됐다"며 "내년에도 미국의 대북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톱다운 방식의 접근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소 공화당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정권 교체, 선제공격, 최대 압박 등 강경책을 주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립외교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보면 평화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과 관련해서도 "올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등이라고 밝힌 만큼 미북 회담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고 했다. "北, 적대적 두 국가론 유지…남북대화 재개 어려워"반면 국립외교원은 "한국 정부는 9월 제시한 'END(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 구상'을 지속하면서 미북 대화가 이뤄지도록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내년 미북 회담과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남북정상회담 재개에 대한 가능성은 작게 평가했다.
북한이 국내 정치에 집중하고 있고, 적대적 두 국가론을 유지하면서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대남 담화를 발표하면서 남북관계를 '조한관계'로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선 김정은은 미국과는 대화 여지를 남겨뒀지만, 남북관계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전제로 남북대화는 거부했다.
북한은 남북대화를 거부하는 대신 러시아와 중국 등과 협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립외교원은 "내년에도 러·우 전쟁에 대한 종전 협상이 공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실익이 크지 않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러·우 전쟁으로 인한 북한 대러 안보와 경제협력은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관련해선 "지난 9월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과 경제협력 및 인적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북한은 경제 제재에 대한 우회 수단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외교원은 "한국 정부는 남북 관계가 차단된 상태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정상외교 재활성화를 계속 모색하고 한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중 양국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증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