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야 광고야?" 헷갈리네…네이버 '특단 대책' 꺼냈다

입력 2025-12-16 08:59
수정 2025-12-16 09:00
"네이버 블로그 생태계는 모호한 위치에 놓여 있었습니다. 광고처럼 보이지만 광고라고 부르기 어렵고 콘텐츠처럼 보이지만 정보로서의 신뢰를 주지 못하는 글들이 넘쳐났죠. 이른바 '쩜오 세계'였습니다."

마케팅 에이전시 브랜코스는 지난 15일 온라인 마케팅 포털 '아이보스'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이 업체만의 주장이 아니다. 그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찾으려던 사용자들 사이에선 "광고글이 넘쳐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네이버가 블로그 사용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네이버 블로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 추천 피드를 개편한 것. 사용자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노출되는 탐색 피드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가 연내 AI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을 블로그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된 셈이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내년 중 블로그 모바일 앱 내 추천 피드가 '탐색'으로 개편된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업데이트를 거쳐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탐색 피드 영역을 시험하는 AB 테스트에 돌입했다. 탐색 피드는 전날부터 시범 노출되기 시작했다.

블로그 내 추천 피드는 그간 다수의 사용자가 선호하는 주제의 게시글이 노출되는 영역이었다. 앱 하단 왼쪽 두 번째 탭을 누르면 볼 수 있다.

추천을 대체할 탐색 피드는 사용자의 관심사와 취향 데이터를 반영해 자신에게 맞는 글을 발견하고 탐색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 영역에선 관심을 반영한 피드, 주제별 추천 글, 주제별 '내돈내산' 글, 추천 검색어, 트렌드 키워드 등의 개인화된 콘텐츠가 나타난다. 블로그 광고글에 피로도가 높은 사용자에겐 '내돈내산' 콘텐츠만 골라볼 수도 있다.

관심 있는 주제를 설정할 경우 주제별 피드와 주제별 블록에서 더 깊이 있는 탐색이 가능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은 '관심없음'을 눌러 피드백을 주면 된다.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될수록 탐색 피드는 사용자에게 더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블로거들 취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AB 테스트를 먼저 진행한다. 시험 기간엔 사용자마다 다른 화면이 표시된다. 테스트 대상자는 무작위로 선정된다. 테스트 화면은 추후 변동될 수 있고 적용 대상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보다 나은 품질을 제공하고 개선하기 위해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블로그 탐색 피드를 오픈한다.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블로거 대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며 "블로그는 사용자의 취향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공간으로 발전하겠다"고 했다.

이번 개편은 네이버가 블로그 출시 22년을 맞아 지난 9월 발표했던 계획의 일환이다. 네이버는 지난 9월 새로운 슬로건으로 '기록의 발견, 즐거운 연결'을 제시하면서 발견과 탐색, 관계와 커뮤니티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공개했다.

회사는 당시 콘텐츠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더하고 AI 기반 개인화 추천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콘텐츠 추천에서 그치지 않고 블로그 이웃 관계, 관심사, 활동 이력 등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게시글을 발견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취지다. 추천 탭은 연내 탐색 경험을 강화하는 피드로 개편한다는 계획을 공개했었는데 당초 일정대로 AB 테스트가 진행된 셈이다.

네이버 블로그엔 지난 8월 기준 총 33억건이 넘는 게시글이 쌓인 상태다. 누적 블로그 수는 약 3700만개에 달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