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아수라장 만들고 쿨쿨…'만취 실신' 라쿤, 알고보니

입력 2025-12-15 21:51
수정 2025-12-15 22:57

최근 미국의 한 주류 판매점에 침입해 술을 잔뜩 마시고 술병을 깨는 등 난장판을 벌인 뒤 화장실에서 널브러진 채 발견된 '라쿤'이 알고 보니 주변 가게 곳곳에 침입했던 상습범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하노버 카운티 관계자들은 지난달 이 지역 주류 판매점에 침입해 유명해진 라쿤이 이전에도 여러 상점에 몰라 들어간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주류 판매점과 같은 건물에 있는 무술 도장과 차량국(DMV) 사무실에 침입했던 라쿤과 동일범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노버 카운티의 동물보호국 직원인 서맨사 마틴은 현지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 라쿤은 이전 침입 장소에서도 과자 봉지 같은 흔적을 남겨놨다"면서 "이 녀석이 어떻게든 그 건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아는 모양이다. 작고 영리한 생물이다"라고 말했다.

이 라쿤은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이 지역 주류 판매점에 침입해 술을 잔뜩 마신 뒤 화장실에서 엎드린 채 잠이 들었다가 현장에서 붙잡혀 화제가 됐다.

하노버 카운티 동물보호소에 따르면 라쿤은 주류 판매점의 천장 타일을 뚫고 빠져나와 술병이 보관된 여러 선반을 뒤지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파악됐다.

동물보호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당시 사진을 보면 매장 바닥에 술병이 널브러져 있고, 바닥 곳곳에 술이 고여 있다. 화장실 변기 옆에 엎드려 있는 라쿤의 모습도 담겼다.

보호소 측은 "만취한 라쿤을 안전하게 보호소로 데려가 술을 깨운 뒤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라쿤은 몇 시간 동안 잠을 자고 일어났고, 부상의 흔적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라쿤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이 유명세는 다른 동물들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이 라쿤이 술에 취한 채 뻗어있는 모습을 담은 굿즈가 제작돼 전날까지 20만달러(한화 약 2억9000만원) 상당이 판매됐으며, 이는 하노버 카운티의 동물 보호소 시설 개선 등에 쓰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