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개선…달러 매도 물량 수시로 나올수도

입력 2025-12-15 19:58
수정 2025-12-16 02:13
국민연금이 15일 해외 자산의 최대 10%에 달하는 전략적 환헤지를 내년까지 1년 추가 연장하면서 최근 147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안정할지 주목된다. 시장은 특히 전략적 환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국민연금 방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 수시로 국민연금발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연금이 이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기금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 연장(안)’을 의결한 것은 시장이 충분히 예상한 조치로 평가된다. 1470원 안팎의 원·달러 환율이 지속되고 있고 상당수 전문가가 환율 하락을 전망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환헤지를 중단할 이유가 없어서다. 한국은행이 이날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연장에 따라 650억달러 규모 외환스와프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예상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높이고 한은과 외환 스와프 한도를 크게 늘리는 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론은 현행 유지로 나왔다.

시장이 주목한 조치는 전략적 환헤지 제도 개선 방안이다. 기금위는 이날 “전략적 환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도록 탄력적 집행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외환당국이 환헤지 가동을 위한 국민연금 내부 기준이 외부로 알려져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을 국민연금 측에 제기한 결과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시장에선 1473원 선에서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환율 수준에서 투기적 거래가 나온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자산의 최대 10%를 특정 레벨의 환율에서 헤지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면 해당 수준까지는 환율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며 “이를 모호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 참가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얼마나 가동할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외환스와프를 연장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며 “얼마를 사용하느냐가 문제”라고 답했다. 환율이 치솟는 과정에서도 국민연금은 중앙은행과 달러 외환스와프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전략적 환헤지 실행과 외환스와프 사용에 따른 기금의 손익 평가 제도를 개선하는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진규/남정민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