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39층 복합개발…자양동 정비사업 '탄력'

입력 2025-12-15 17:20
수정 2025-12-16 01:09
1987년 개장 이후 서울 동북지역 주민의 발 역할을 해온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이 한강을 품은 39층 규모의 복합 시설로 탈바꿈한다. ‘강북 전성시대’를 열 랜드마크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에 주변 재건축·재개발 프로젝트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용산구 한남뉴타운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이어 광진구 자양·구의동 일대가 강북권 ‘한강 벨트’를 대표하는 지역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변북로 직결 램프 신설오세훈 서울시장은 15일 동서울터미널을 방문해 “여객·업무·판매·문화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혁신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동서울터미널은 하루 평균 1000대(110여개 노선)가 넘는 버스가 드나드는 교통 관문이다. 38년간 운영으로 시설 노후화, 교통 체증 등 문제가 누적됐다. 서울시는 사전협상 제도를 활용해 동서울터미널을 복합개발시설로 현대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5월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가결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동서울터미널은 지하 7층~지상 39층, 연면적 36만3000㎡ 규모로 지어진다. 여객터미널과 환승센터 등 터미널 기능은 지하에 배치한다. 동서울터미널과 강변북로를 잇는 직결 램프(도로)를 설치해 버스 이동으로 인한 교통 정체와 매연 피해를 줄일 계획이다. 지상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한강과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을 연결하는 보행 덱을 만들어 한강 접근성을 높이고, 고가 하부광장 등 도심 속 녹색 쉼터도 선보인다.

공중부엔 상업·업무·문화시설을 유기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공공기여를 통해 강변역 역사 외부 리모델링 등도 추진한다. 향후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심의, 건축허가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말 첫 삽을 뜰 예정이다. 2031년 완공이 목표다. 공사 기간엔 인근에 있는 테크노마트 지상 하역장이 임시 승차장으로 사용된다. 테크노마트 측은 임시터미널 설치에 따른 상권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재건축·모아타운 사업 ‘속도’자양동과 구의동 일대는 교통이 편리하고 한강과 접해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노후 주택가 이미지가 강하다. 올해 1월 옛 KT 강북지역본부 부지에 주거·업무·상업·행정 복합단지인 ‘롯데캐슬 이스트폴’이 준공한 데 이어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본격화로 유동 인구 증가와 직주근접·생활 인프라 확대 기대가 크다. 롯데캐슬 이스트폴엔 공동주택 1063가구를 비롯해 대기업(쿠팡) 본사, 쇼핑몰(NC이스트폴), 호텔(풀만앰배서더), 관공서(광진구청) 등이 들어서 있다.

인근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83년 준공된 자양한양이 관심을 끈다. 뚝섬한강공원과 동서울터미널, 학교(양남초, 광신중, 성동초) 등과 접해 있다. 기존 최고 12층, 444가구에서 최고 40층, 859가구로 변신을 꾀한다.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오른편에 있는 구의동 현대프라임(1997년 준공·1592가구)도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22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이 일대엔 모아타운 사업도 많다. 자양2동 649 일대엔 최고 40층, 2448가구를 짓는 계획이 공개됐다. 자양1동 799 일대와 자양2동 681 일대, 구의3동 587의 58 일대 등도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한강 벨트라는 입지 경쟁력에 각종 개발 호재를 두루 갖추고 있다”며 “모아타운은 구역별로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주민 간 이견과 갈등을 얼마나 잘 조율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