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겹호재에 15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신세계푸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 데다,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 기대감까지 유입되면서다.
이날 이마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200원(8.76%) 뛴 8만94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이마트 주가가 종가 대비 8% 이상 뛴 건 지난 7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장중에는 상단을 13%대까지 높이기도 했다.
이마트 주가가 상승한 건 자회사 신세계푸드를 공개매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4만8120원으로, 직전 영업일인 지난 12일 종가 대비 약 20%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푸드 주가는 이날 19.2% 올랐다.
이마트가 신세계푸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회사의 이익과 현금 흐름은 이마트의 연결 실적에 반영된다. 최근 수년간 사업 재편을 추진해온 신세계푸드가 구조조정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경영효율화를 통해 주력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푸드는 그간 '스무디킹코리아', '노브랜드피자', '베러푸즈'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왔다. 최근에는 전체 매출의 약 18%를 차지하던 단체급식 사업부까지 매각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대신 베이커리 기업간거래(B2B) 사업과 버거 프랜차이즈(FC) 사업을 핵심 축으로 삼는 한편 'K-푸드'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마트 역시 신세계푸드 100% 자회사 편입으로 경영효율화를 이루는 한편 지배구조 단순화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날 동서울터미널 부지 개발 기대감도 이마트 주가를 밀어올린 이유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동서울터미널을 찾아 "서울 동북부 관문에 걸맞은 현대적 터미널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5월 해당 부지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개발안을 가결한 바 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 사업은 이마트 계열 부동산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가 참여한 신세계동서울PFV(프로젝트금융투자사)가 주도한다. 시행법인인 신세계동서울PFV는 신세계프라퍼티(90%), 이마트(5%), 산업은행(5%)이 주주다.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이마트가 100% 주주다.
1987년 개장한 동서울터미널은 하루 110여개 노선, 평균 1000대 이상의 버스가 오가는 동북권 핵심 터미널이지만, 장기간 운영에 따른 시설 노후화와 만성적인 교통 혼잡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여객터미널과 환승센터 기능을 모두 지하에 배치해 지상 교통 혼잡을 줄이는 동시에, 상부는 업무·상업·문화 공간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동서울PFV도 여객터미널과 환승센터 등 터미널의 모든 기능은 지하에 조성해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자체 구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교통 기능을 지하화하고 지상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 '신세계 스타필드' 같은 복합 쇼핑·문화 공간의 콘셉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프라퍼티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입안서를 지난해 4월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지만 최근 증시에서 서울 내 토지 개발 관련주들이 조명을 받으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기대감에 관련 보도 이후 주가가 모두 10배 이상씩 뛰었다. 해당 부지의 주요 주주인 신세계 역시 주가가 약 25% 뛰었다.
이마트 인터넷 주주토론방에는 "신세계푸드 편입으로 경영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 "동서울터미널이 복합 개발되면 지금보다 기업 가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 "'제2의 천일고속'을 기대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