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시장 경계감 확대…필요시 과감히 시장안정조치"

입력 2025-12-15 08:07
수정 2025-12-15 08:09
금융당국이 채권·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데 대해 "필요 시엔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도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연장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전문가들과 함께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전망과 위험 요인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올 한해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을 되돌아보면서 "상반기에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확대됐지만 새 정부의 정책적 노력, 반도체 등 기업실적 개선에 경제와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이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우리 경제의 위기대응 능력은 충분하다면서 "금융기관의 양호한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고, 낮은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 등 견조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는 여러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복원력과 위기대응 정책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금융위는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필요 시에는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특히 내년 채권시장과 단기자금시장 여건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참석자들은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내년도 국채 및 공사채 발행 확대 전망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리스크 요인이 채권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상승한 원·달러 환율의 안정을 위해서는 △시장의 기대심리 관리가 우선 중요하고, △외화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 △경제의 체질 개선 등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에도 시장 안정프로그램을 연장해 계속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안전판 역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현재 운영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연장해 지속 운용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위와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 등은 내년에도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채권시장과 단기자금 시장에 대해 "과거 경험상 작은 이벤트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변동성이 빠르게 전이되는 만큼, 사전에 여러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중 회사채·은행채·여전채 등의 만기구조를 점검하고, 금융권이 보유한 채권 규모, 금리상승에 따른 건전성 현황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