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질서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우리 기업들이 체질 개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보호무역의 시대가 왔습니다.”
법무법인 지평 글로벌리스크대응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정철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와 박효민 부센터장(41기), 손덕중 중국 상해사무소장(변호사시험 2회)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수출 통제, 경제 제재 등이 하나의 패키지로 다가오는 만큼 기업들에 종합 솔루션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미·중 갈등의 심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리스크로 인해 경제 문제가 정치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센터 출범 이후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과정에서의 리스크, 중국 회사에 한국 기업 소유 자산 매각 시 중국 정부의 제재 여부, 대중 기술 수출 시 미국 수출 규제 위반 문제 등 정치와 경제가 맞물린 이슈에 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로펌 가운데서도 해외 진출이 비교적 빨랐던 지평은 현재 중국 상하이,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9개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해외 사무소와 국내 기술센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센터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자 20여 명 규모의 센터를 꾸렸다.
외교통상부(현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근무 경험이 있는 박 변호사(미국)와 화교 출신인 손 변호사(중국)를 주축으로 주요 2개국(G2) 관련 이슈를 전담한다.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부다페스트 사무소에는 이지혜 변호사(변호사시험 5회)가 상주하며 유럽연합(EU)의 각종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기초한 향후 10년간의 대미 투자가 글로벌 리스크 측면에서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변호사는 “내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포스트 트럼프’ 체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희토류 등 수출 통제 기조가 다소 약화한 추세지만, 기존 규제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손 변호사는 “수출 허가 여부를 꼼꼼히 따지지 않은 채 무작정 거래하다 밀수출죄 등으로 체포되는 일이 허다하다”며 “특히 수출 품목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이중, 삼중 디리스킹(탈위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