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Fed 의장 '1순위는 케빈 워시'…대통령이 금리 결정 관여해야" [Fed워치]

입력 2025-12-14 02:25
수정 2025-12-14 12: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 중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최상위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다른 후보들도 여전히 고려 대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워시)과 케빈(해싯)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훌륭하다”고 말하며 워시와 해싯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10일 워시와 인터뷰를 가진 뒤 그에 대한 호감이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보도로 한때 유력 후보로 꼽혔던 해싯은 공개적으로는 “지명된다면 기꺼이 맡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의장’을 임명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Fed 의장은 금리 결정을 앞두고 대통령과 상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대통령과 상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그렇게 해야 한다. 나는 똑똑한 목소리이고 듣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2017년에 지명했던 제롬 파월 Fed 의장과 임기 내내 갈등을 이어왔으며, 금리 인하 속도가 부족하다며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Fed는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5~3.75% 범위로 조정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는 워시가 본인의 통화정책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워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내 견해에 동의한다”며 “내가 이야기한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WSJ 보도 이후 예측시장에서도 후보 구도가 흔들렸다. 해싯의 지명 가능성은 71%에서 62%로 내려갔고, 워시는 36%까지 상승했다.

트럼프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있긴 하지만 신중하려 한다”며 “파월을 지명할 때 잘못된 추천을 받았다”고 말하며, 과거 파월 추천을 했던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을 여러 차례 비판해 왔다. 현재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차기 의장 후보군 검증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는 베센트를 차기 Fed 의장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지만, 베선트는 해당 직책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현재 거론되는 다른 후보로는 크리스토퍼 월러·미셸 보우먼 현 Fed 이사, 블랙록의 채권운용 책임자인 릭 리더 등이 있다. 이들은 총 11명의 최종 검토 대상자 중 마지막까지 남은 인물들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된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재임명된 바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