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민주, 통일교 통해 스테픈 커리 섭외 시도 정황…황당"

입력 2025-12-12 10:58
수정 2025-12-12 10:59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현 대통령) 측이 통일교를 통해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선수인 스테픈 커리 섭외를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부분도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 범위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에 관련 보도를 공유하면서 "202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측이 통일교를 통해 NBA 스타 스테픈 커리 섭외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이현형 통일교 부회장의 통화 내용에 따르면 '젊은 애들 표를 좀 가져올 수 있는' 인물로 커리를 제안하며 '자기들(민주당)이 비용 대고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커리 섭외 비용은 80만불, 약 12억원이다. 솔직히 황당하다. 스테픈 커리랑 화상 통화 한 번 하면 젊은 층 표가 쏟아져 들어온다고 생각했던 거냐"며 "대선 캠프의 전략적 판단이 이 수준이었다는 것은 좀 재밌고, 그 판단을 실행에 옮기려 통일교에 손을 벌렸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여러 국내외 명사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분들도 누군가가 비용을 대고 섭외된 건지, 이제는 살펴봐야 한다"며 "어제 통일교·민주당 정치자금 특검을 제안했는데, 하루 만에 수사 대상 범위를 넓혀야 할 것 같다. 이 부분도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에 범위에 명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도 "2022년 교단 행사를 앞두고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도 접촉해 지원했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전날 '통일교 민주당 정치자금 제공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했다. 그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스스로 장관직을 내려놓은 것을 의혹이 실재한다는 것의 방증으로 이해한다.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이 사안에서 자유로운 정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받으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이 통일교의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특검 후보를 추천하겠다. 국민의힘의 추가 의혹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이 추천하면 된다"며 "양당 모두 이 사안에서 자유로운 제3자의 검증을 받는 것, 이것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동일한 사안으로 윤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돼 권성동 의원이 구속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은 없다"며 "대통령이 통일교 해산을 암시하면서 사실상 윤 전 본부장의 법정 진술을 입막음하고 있고, 그래서 대통령이 영향을 미치는 수사기관은 이제 이 사안을 수사할 수도 없게 됐고, 결과가 나온다 한들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통일교로부터 부정한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한학자 총재에게 큰절까지 한 정치인이 최소 16명이라는 보도도 나왔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기득권 양당이 특정 종교단체와 이렇게 깊이 얽혀 있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종교단체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치권력과 결탁해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한 의혹이다. 반드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개혁신당의 특검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이준석 대표가 특별검사 임명을 제안했다. 적극 환영한다"며 "국민의힘과 함께 명확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발본색원을 특검으로 이뤄내 보자"고 했다. 민주당은 특검 제안을 일축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자꾸 판을 키우려고 하는 것인데 그럴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준석 대표께서 이런 사안에 대해서 그렇게 자신 있게 말씀을 거들고 나설 자격이 있는가, 본인은 그런 것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