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유행으로 여겨지던 '플리스'가 올겨울 패션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계속되는 고물가 여파로 고가의 패딩 대신 가성비 높은 아우터를 찾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스파오가 신속한 생산 전략으로 시장 수요를 흡수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스파오의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플리스 제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플리스 카테고리 누적 판매량은 350만장을 넘어섰다.
스파오의 이번 성과는 날씨와 트렌드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2일 5일 시스템'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는 48시간 안에 초도 물량을 생산해 반응을 살핀 뒤 판매 추이에 따라 5일 이내에 후속 물량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온 변덕이 심했던 올겨울 무리한 선발주 대신 시장 반응에 맞춰 적시에 물량을 공급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과 콜라보도 매출 견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스파오는 주력 제품인 '베이직 퍼플리스 집업' 등을 2만 원 후반대 가격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주머니 안감에 보온 소재를 적용하거나, 다양한 핏의 하의를 함께 구성해 실용성을 높였다.
MZ세대의 취향을 공략한 협업 라인도 강화했다. 포켓몬, 산리오캐릭터즈, 망그러진곰 등 인기 캐릭터를 입힌 제품들을 출시해 1020 세대의 구매 유인을 높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의 기본 라인부터 소장 가치를 높인 협업 상품까지 라인업을 세분화해 다양한 고객층을 유입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패션업계 전반에서도 플리스의 귀환이 감지된다. 미우미우 등 명품 브랜드부터 에잇세컨즈, 구호플러스 등 국내 브랜드까지 잇따라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가수 강민경 등이 일본 여행에서 편안한 플리스 룩을 선보이며 화제가 된 '그래놀라 코어' 트렌드도 힘을 보탰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