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지 판단, 지목이 아닌 ‘최유효이용’ 관점에서 봐야[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입력 2025-12-21 15:32
수정 2025-12-21 15:33
[감정평가]

현실에서 보상평가 업무를 하다보면 일단지에 대한 분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일단지란 지적 공부상 구분되어 있는 여러 필지가 일체로 거래되거나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토지를 말한다.

2023년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충전소 부지와 충전소 부지의 진입로 및 충전소 운영을 위해 새로 매수해 신축한 세차장 부지를 거래상 일체성 또는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를 인정해 일단지로 감정평가한 금액으로 보상하라고 판시했다.

해당 사례에서는 가스충전소의 운영 주체와 세차장 운영 주체가 달랐고 각 토지의 지목이 주유소 용지, 답, 잡종지로 서로 상이했지만 여러 필지가 일단지로서 일체 거래의 가능성이나 용도상 불가분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았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세차장이 있는 주유소를 선호한다. 어차피 주유는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다른 주유소보다 뭔가 더 나은 점이 있는 곳을 가게 된다. 누구라도 더 편하고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장을 찾는다.

사업주는 이와 같은 고객의 심리와 소비행태를 파악하여 내 사업장으로 손님을 더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제시하면서 사업장을 운영한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수익 추구 및 사업운영의 방식이다.

위 판례에서 지적법상 서로 다른 지번이 부여된 여러 개의 토지가 개별적인 역할을 통해 종합적으로 충전소 부지의 매출을 진작시킨다는 점, 즉 사업 운영의 수단으로 활용된 점에 주목해 여러 필지가 최유효이용이 되는 방향으로 일단지로 보상할 것을 판시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이 토지의 지목이 주유소이거나 답이거나, 굳이 세차장과 주유소가 용도상 불가분 관계는 아니라든지, 반드시 일체로 거래될 필요는 없으며 개별로 거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등의 협소한 관계로 해석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판례처럼 일단지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는 설령 개별로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혹은 반드시 세차장이 있어야 주유소 운영이 가능한 것이 아니더라도 지목 등 형식보다는 경제적 실질, 사업장의 관점을 중시하는 판례가 기다려진다.

부동산학 이론에는 최유효이용이라는 개념이 있다. 최유효이용이란 객관적으로 보아 양식과 통상의 이용능력을 가진 사람이 대상토지를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최고최선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부동산의 유용성이 최고도로 발휘되는 사용 방법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부동산을 가장 높은 가치를 내는 방법으로 쓰게 마련이라는 상식적인 개념이다.

나아가 부동산 가격제원칙은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에 관한 법칙성을 추출하여 부동산 평가활동의 지침으로 삼으려는 행위기준을 말한다. 부동산학에서는 부동산 가격은 최유효이용을 기준으로 형성되므로 최유효이용원칙을 상위원칙으로 하여 가격제원칙을 분류한다.

살펴보면 일단지 판단 시 여러 개의 필지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더 높은 가치를 갖는 방향으로 보상하는 것이 타당하다. 부동산 가격은 최유효이용을 기준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는 일단지 감정평가액이 개별 감정평가액보다 높다면 그 자체로 해당 부동산은 일단지가 최유효이용이다.

필지 여러 개가 서로 간 상생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거나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면 최유효이용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합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수용권 발동의 최소침해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만약 지목 등 형식적인 부분에 치중하여 일단지 보상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한다면 전면 필지와 접하지 않으면 맹지 상태인 토지로 나눠서 별개로 거래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의 성립을 전제로 해야 한다. 설령 물리적으로 거래가 가능할지언정 현실적으로 그런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유효이용의 관점에서의 일단지 여부를 판단하는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