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 중에서는 박홍근 의원에 이은 두 번째 공식 출마 선언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본특별시, 기회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면서 출마 의지를 밝혔다.
박 의원은 "서울은 내란이 일어난 도시이자, 내란을 막아낸 도시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더 이상 내란 세력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선거"라며 "리더 한 명이 바뀌면, 국가도 달라진다. 이재명의 대한민국과 윤석열의 대한민국이 다르듯, 박주민의 서울과 오세훈의 서울도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서울은 대한민국의 자랑이 되고 시민의 자부심이 됐다. 그러나 지금 서울은 어떤가. 지금 서울은 '버티는 도시'가 돼버렸다. 삶의 문턱은 높고, 기회의 문은 좁아졌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조차 흔들리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4만5000명이 서울을 떠났다. 서울로 들어오는 청년은 급감했고, 반복되는 싱크홀, 줄지 않는 지옥고,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시민의 안전과 안심이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서울은 어떤 시민의 삶도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기본을 보장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잠재력을 끝까지 펼칠 수 있는 기회의 도시가 돼야 한다. 그래서 저는 서울의 전환과 도약을 제안한다. '기본특별시 서울'로의 전환, '기회특별시 서울'로의 도약"이라며 "기본특별시 서울은 6개의 '서울 미니멈'을 지켜 서울 시민 누구도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6개의 서울 미니멈에 대해선 먼저 "떠나지 않아도 되는 서울로 전환하겠다. 월급 절반이 집값으로 사라지지 않게 하겠다"며 "SH공사를 주택공급 및 관리 전담 기관으로 재편하겠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공과 민간 투트랙으로 적극 확충하겠다. 10년 안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10년 안심 주택', '보증금 보안관 제도'로 전세 사기 없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돌봄이 가장 촘촘한 서울로 전환하겠다. 아동, 노인, 장애인, 긴급 돌봄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돌봄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셋째로는 균형 있고, 사각지대 없는 교통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 강북횡단선, 목동선, 서부선, 멈춰 선 노선을 다시 움직이게 하겠다.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없애 '교통 소외지역 제로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넷째로는 "물가가 안정된 서울로 전환하겠다.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식비 부담을 낮춰 식탁이 무너지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다섯째 모두의 AI 사회로 전환하겠다. 모든 시민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시민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AI를 소수의 특권이 아닌 모두의 기본 인프라로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근본부터 바뀐 안전 도시로 전환하겠다. '서울 AI 안전 시스템'으로 도시의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운이 아니라 시스템이 시민을 지키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기회특별시 서울을 위한 5개의 서울 맥시멈에 대해선 "24시간 멈추지 않는 스타트업 서울로 도약하겠다. 서울투자공사를 설립하고 창업-성장-회수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 AI 생태계 수도 서울로 도약하겠다. '서울AI오픈랩', 'AI 데이터·모델 허브'를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AI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또 "바이오 혁신도시 서울로 도약하겠다. 강북에 바이오 R&D 클러스터를 세워 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세계문화 수도 서울로 도약하기 위해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에 더해 K-콘텐츠 Expo, 5만석 규모의 슈퍼 아레나를 통해 세계가 열광하는 문화도시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서울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끝으로 "여러분과 함께 서울을 바르게 전환시키고 제대로 도약시킬 자신이 있다. 서울은 잘 관리되는 도시를 넘어서 제대로 변화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며 "제가 살아온 삶의 결대로 시민이 세운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서울의 미래를 더 크고 단단하게 세워가겠다"고 강조했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 의원은 20대 총선 서울 은평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현재 여권 서울시장 후보군에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박홍근 의원 외 서영교·전현희 의원,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오르내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